내과
"혈관질환 가와사키병, 심장근육도 망가뜨린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5/24 10:28
어린이 혈관질환의 일종 가와사키병이 심장근육을 망가뜨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와사키병은 몸 전체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과거 희귀병으로 분류됐지만 환자가 점차 늘고 있어 더이상 희귀병으로 보면 안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적지 않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은영민 교수팀은 12개월 미만 급성기 가와사키병 어린이 25명을 대상으로 정밀 심초음파 심근 변형 특정을 통해 심장 근육의 움직임을 살폈다. 그 결과, 가와사키병이 있는 아이는 같은 나이 정상아보다 심장근육의 움직임이 유의미하게 감소돼 있었고, 특히 심근 안쪽 층의 움직임이 더 많이 감소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영민 교수는 “영유아의 경우 관상동맥의 염증에 의해 심근이 더 민감하게 반응해 정상아보다 심근 움직임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은 교수는 또 “관상동맥 병변 평가뿐 아니라 심근 변형에 대한 평가를 함께 시행한다면, 고열 이외의 임상 양상이 모호한 비전형 가와사키 병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치료 이후 합병증, 향후 후유증 예방 및 환아의 건강한 성장을 더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 교수는 더불어 가와사키병을 치료할 때 관상동맥, 판막, 심장근육 등 심장 기능 전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소아 심장학(Pediatric Cardiology)’에 게재됐다.
한편, 가와사키병의 주요 증상은 ▲고열이 5일 이상 지속되고 ▲눈·입술이 빨개지거나 ▲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거나 ▲손발이 붓고 빨개지는 것이다. 림프절이 부어 목에 사탕 같은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병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소아의 불완전한 면역체계에 특정 바이러스가 침투, 몸이 과민 반응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발병 후 10~15일 이내에 심혈관 손상을 회복시키는 면역증강제를 주사하면 동맥경화증·협심증 같은 후유증이 남을 확률이 5% 미만이지만, 15일이 넘어 치료하거나 면역주사를 맞지 않은 경우 후유증이 남을 확률이 25% 이상으로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