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통증의학과
"부위마취, 전신마취보다 사망률·섬망위험 적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1/08 10:58
부위마취가 전신마취보다 사망률·부작용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방시라·안은진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 2009~2015년 고관절 골절로 수술받은 65세 이상 환자 중 나이, 성별 등 유사 조건을 가진 전신마취 수술 환자 2만5593명과 부위마취 수술 환자 2만5593명을 선별해 분석했다. 그 결과, 부위마취 환자의 사망률이 2.24%로 전신마취 환자 사망률 2.55%보다 낮았다. 수술 후 중환자실 입원율도 부위마취 그룹이 22.8%로 전신마취 그룹(31.4%)보다 8.6%p 낮았다. 인공호흡기 착용률도 부위마취 환자에서 1.7%로 전신마취 환자(4.7%)보다 3%p 낮았다.
부작용이나 합병증 발생도 부위마취군이 더 낮았다. 노인 수술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부작용인 섬망 발생률의 경우 부위마취 그룹이 20.2%, 전신마취 그룹이 22.7%였다. 섬망이란 사고나 행동의 흐름을 연속적으로 유지할 수 없는 혼란 상태가 지속되면서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동공이 확장되고 가끔 환각상태에 빠지기도 하는 것을 말한다. 뇌출혈과 폐색전증도 부위마취를 받은 환자에서 유의미하게 낮았다.
한편 고관절 골절로 수술한 환자의 전체 평균 나이는 79세, 사망률은 2.45%이며 여성 환자가 74.3%(7만1541명)로 남성 25.7%(2만4748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수술은 대학병원급에서 72.5%(6만9814명), 종합병원 26.2%(2만5320명), 의원급 1.2%(1155명)에서 수술이 진행됐다. 안은진 교수는 “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마취 방법의 특성이 달라 사망률과 부작용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하지만 혈액 저류, 혈액 응고 장애, 심장 판막 질환, 뇌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하반신 마취가 전신마취보다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에 따라 적절한 마취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신마취는 진통, 근육 이완, 진정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마취 방법이다. 수술을 하는 동안 마취제를 지속해 주입한다. 전신마취 도중 근육이완제가 투여되기 때문에 자발적 호흡을 할 수 없어 기계로 호흡한다. 부위마취는 수술 부위를 포함하는 부분에 국소적으로 마취를 하는 방법으로 고관절 수술 시에는 주로 하반신 마취를 시행한다. 하반신 마취의 경우 하지 쪽 신경만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마취약제에 의한 전신적인 작용은 없다. 전신마취와 같이 깊은 수면을 하지 않아도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저널(BMJ)이 발간하는 SCI급 ‘BMJ Open’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