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조현병, 뇌 영상 검사로 1차 치료제 선별 가능

이주연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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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은 쾌감이나 즐거움 등에 관련된 신호를 전달하는데 과다하게 분비되면 환각 등 조현병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같은 증상의 조현병이라도 환자마다 약물 반응이 다른데, 뇌 구조를 파악하면 효과적인 약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차 치료제가 효과적이지 않단 사실을 알 때까지 수개월간 허비해야 했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팀과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팀은 자기공명영상(MRI)과 양전자단층촬영(PET)으로 조현병 환자의 전두엽 부피 및 도파민 생성 정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전두엽 부피가 표준보다 작을수록 도파민 생성이 많아 1차 향정신병 약물이 적합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8일 전했다.

반대로 1차 치료제에 반응이 없던 환자들에게서는 전두엽 부피나 도파민 생성의 상관관계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전두엽 부피가 작지 않은 조현병 환자들은 도파민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조현병 증상이 나타난 경우로, 1차 치료제보다 클로자핀 등 다른 약물을 시도하는 게 낫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리던 조현병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각, 감정, 지각, 행동 등에서 이상을 보이는 정신질환이다. 원인은 대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전달체계, 도파민의 과잉, 뇌 영역간 구조적∙기능적 연결 이상 등으로 알려져 있다.

조현병 치료는 도파민의 균형을 조절해주는 향정신병 약물을 1차로 사용하면서 반응성과 부작용 등을 살핀다. 1차 치료제에 반응이 없으면 클로자핀 등 다른 약물을 시도해보는데, 이 과정에 시간이 지체되는 문제가 있었다.

김의태 교수는 “전두엽 부피의 감소와 도파민 과잉 생성이 원인인 조현병 환자는 약 70%를 차지하는데, 이런 환자들은 1차 약물로 계속 치료하는 게 좋다”며 “반면 도파민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증상이 나타난 치료 저항성 환자는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의태 교수는 “임상적 진단 기준에는 차이가 없지만 뇌 영상 검사로 원인 차이를 살피고, 이에 맞는 치료제를 선택함으로써 치료 지연을 막고 빨리 호전시키는 게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팀과 함께 영국 환자와 국내 환자를 비교 분석해 인종과 지역을 초월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는 점에도 의의가 있다. 이 논문은 정신과학 권위지인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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