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질환
"자궁내막증 치료, 약물 우선적으로 고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10/22 09:02
대한자궁내막증학회 가이드라인
통증 크고 종양 3㎝ 넘을 때 제거, 수술 후엔 최소 1년 반 약물 필수
전 여성의 10~15%가 앓고 있는 '자궁내막증'은 난임의 가장 큰 원인이다. 자궁내막증은 자궁의 안쪽 벽을 이루는 막인 자궁내막 조직이 생리혈로 배출되지 않고 나팔관을 타고 역류해 난소·골반벽 등 엉뚱한 데 자리잡으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자궁내막증은 통증이 있으면 치료를 해야 하는데, 최근 약물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수술을 해서 엉뚱한 곳에 자리한 자궁내막 조직을 제거하는 치료를 했다. 최근 대한자궁내막증학회에서 발표한 자궁내막증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약물 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수술을 하면 난소기능 저하로 난임 위험이 있는데, 여성의 임신·출산이 늦어지면서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하는 추세다.
불가피하게 수술을 해도 재발 방지를 위해 약물을 써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재훈 교수는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궁내막증으로 수술을 한 약 8만명의 환자 중 85%가 수술 후 약물 치료를 하지 않았다"며 "수술을 해도 1년 반에서 2년은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는 아직도 수술 후 약물 치료를 안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자궁내막증에 쓰는 약물은 경구피임약, 황체호르몬제제,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이다. 임신 전까지 쓰다가 임신이 되면 중단을 하고 출산 후 상태에 따라 다시 약물을 처방한다. 약을 쓰면 통증·염증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통증이 극심하고 자궁내막증으로 인해 생긴 종양이 3㎝ 초과로 크면서 난소 기능이 좋으면 수술을 고려한다. 이재훈 교수는 "수술을 해도 약물을 안 쓰면 5년 안에 50~60%가 재발하므로 일정 기간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