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90% 이상, 식품이 문제
청소년 땐 새우·견과류가 유발

최근 허리 통증으로 경기도 모 한의원에서 봉침(봉독주사)을 맞은 교사 A씨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A씨가 사망한 이유는 중증 알레르기 쇼크, '아나필락시스' 때문이다. 아나필락시스 발생률은 0.05~2% 정도로 알려졌으며, 국내 청소년 100명 중 1명은 아나필락시스를 겪는다는 보고도 있다. 그런데 아나필락시스를 잘 일으키는 원인은 연령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대한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의 연구 및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연령별 아나필락시스 원인을 살펴봤다.

▷2세 미만 영유아=우유·계란

2세 미만 영유아의 아나필락시스에서는 대부분(90% 이상) 식품이 문제가 된다. 원인 식품 1위는 우유와 계란으로, 전체의 67%를 차지한다. 우유·계란 외에는 호두, 땅콩, 밀 등이 원인이다.

▷청소년=갑각류·견과류·운동

18세 미만 청소년의 아나필락시스는 영유아에 비해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74% 정도로 줄어들며, 유발 식품 종류가 조금 다르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수영 교수는 "청소년이 되면 우유·계란 대신 새우나 게 같은 갑각류, 견과류, 밀, 메밀, 과일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식품 외에 운동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격렬한 운동을 한 뒤 두드러기가 일어나고, 눈·입술 등의 부위가 부풀어 오르거나, 정신을 잃는 것이다. 운동이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성인=약물·곤충 독

성인 아나필락시스 환자는 약물이 가장 큰 원인(약 47%)이다. 이수영 교수는 "약물 중에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항생제, 조영제에서 아나필락시스가 잘 생긴다"며 "영유아나 청소년에 비해, 곤충 독(벌·개미) 때문에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아나필락시스

특정 원인 물질에 노출된 후 급격하게 나타나는 전신·중증 알레르기 반응. '알레르기 쇼크'라고도 부른다. 호흡곤란·의식 소실 등을 일으켜,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