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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 뿌려진 정액으로 임신 될까?…“불가능”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08/20 11:11
지난달 국내 유명 워터파크의 익명 페이스북에 한 글이 게재됐다. 파도 풀장에서 남성의 정액이 담긴 통을 발견했다는 내용이다. 7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논란이 일었다. 사실 확인 결과 해당 통에 담긴 것은 정액이 아닌 걸로 밝혀졌으나, 네티즌의 궁금증은 남았다. 혹시 수영장 물에 뿌려진 정액으로 임신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는 불가능하다. 정액은 정낭액·전립선액 90%에 단백질·지방 9%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정자는 1%에 그친다. 성인 남성이 한 번에 배출하는 양은 2~4cc다. 1cc당 정자 수는 4000만~6000만개다. 한 번 사정할 때마다 8000만~2만4000만 개에 달하는 정자가 배출되는 셈이다. 생존력도 비교적 길다. 최대 72시간까지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생명력은 매우 약하다. 공기 중에서 대다수가 죽는다. 더구나 강산성의 염소가 소독약으로 쓰이는 수영장은 정자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정자는 알칼리성이다. 산성에 매우 약하다. 노출되는 순간 죽는다. 한 번에 수만 마리의 정자가 배출되지만 고작 몇 백 마리만이 난자가 있는 나팔관까지 살아서 가는 이유 역시 여성의 질 안이 산성이기 때문이다. 여성은 질 안을 산성으로 유지해 더 생명력이 강한 정자를 받아들인다.
수영장 물에 뿌려진 정자로 임신이 되려면 정자가 강산성 환경에서 살아남아 수영복을 뚫고 여성의 질 내부로 들어간 뒤 난자를 만나야만 가능한 이야기다. 이 확률은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불가능하다’고 단언하는 이유는 이 확률이 0에 수렴할 정도로 희박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