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간이식, 혈액형 달라도 건강하면 누구나 기증 가능

황인태 헬스조선 기자​

간이식은 간경변증이나 간암, 말기 간질환 등을 근본적으로 치료해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적의 치료법이지만, 잘못된 인식과 이식 대상자와 기증자 간에 혈액형에서부터 기타 여러 가지 까다로운 조건들이 맞지 않으면 이식 수술이 어려운 것으로 기존에 여겨져 왔다.

실제 간이식은 기본적으로 건강한 간을 제공해줄 기증자가 필요한데, 기존엔 일반적으로는 기증자와 수혜자간 수혈이 가능한 혈액형일 경우에 한해 간이식을 시행하며, 키와 몸무게 등 신체적 조건도 비슷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면역억제제와 치료법이 개발됨에 따라 기증자와 수혜자간 혈액형이 불일치해도 건강하고 크기만 맞으면 간이식이 가능하며 성공률 및 생존율 또한 최근에서 90% 이상 수준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코호트(KOTRY) 연구에서 장기이식 수술을 위해 자신의 간을 제공한 기증자들을 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생체 간 공여 이식수술로 인한 주요 합병증 발생률이 2% 미만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 중앙대학병원 간담췌외과 서석원 교수팀이 지난 2015년 기증자와 혈액형이 맞지 않아 이식을 못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탈감작요법 시행 후 혈액형부적합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이래, 지금까지 100%의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 수술 성공률을 보였다.

혈액형이 다른 경우에는 수혜자 몸에 존재하는 항체가 거부반응을 일으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간이식 수술 3주 전에 골수에서 혈액형 항체의 생성을 억제시키는 약을 투여하고 수술 1주 전에 기존에 만들어진 혈액형 항체를 없애기 위해 혈장교환술을 시행함으로써 면역학적 부작용 없이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이 무사히 시행되고 있다.

중앙대병원 간담췌외과 서석원 교수는 “최근에는 장기 기증자와 이식받는 환자의 혈액형이 같지 않더라도 수술 결과에 차이가 없고, 일반적으로 95%가 넘는 높은 성공률과 생존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시행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간 기증은 혈액형이 달라도 각종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간의 기능이 정상이며 이식편으로 사용될 간의 크기가 수혜자의 몸무게와 비교하여 적합한 크기이며 또한 기증자의 잔존 간 크기가 일정 비율 이상인 경우에 가능하다. 대부분의 경우 오른쪽 간을 사용하며 전체 간 크기의 60-70%를 절제하게 되나 간은 일부를 잘라내도 6개월~ 1년 정도가 지나면 저절로 재생하여 거의 원상태로 회복되기 때문에 기증자에게는 문제가 없고, 수술 후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호전된다.

간 기증자는 보통 수술 후 1주간의 입원이 필요하며, 퇴원 후 2~3주 정도 요양을 하면 직장 생활을 포함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요양기간 중에는 무리한 노동이나 심한 운동을 제외한 평범한 일상생활은 가능하며, 운전, 간단한 집안일, 사무실에서 간단한 문서 업무 등은 할 수 있다.

또한 이식을 받은 환자의 입원기간은 3~4주 정도이며, 이후 요양기간은 8주 내외로 이식 수술 후 감염에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3개월 정도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감기에 걸린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서석원 교수는 “이식환자들은 새 장기에 대한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에 비해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라서 감염에 취약해 이식 후 초기에는 개인위생에 각별히 주의하여 감염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날음식(회, 갓 담은 김치, 굴, 껍질 채 먹는 과일)이나 상하기 쉬운 우유, 요구르트는 수술 후 6개월 정도 주의하는 게 좋으며, 정해진 시간에 빠짐없이 약을 복용하고 주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해 혈액검사 등을 통해 합병증 여부를 진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