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강경훈 기자의 아빠육아 作作弓] 1등 강요하지 맙시다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5/10/05 18:27
(10)1등 안 하면 어때요. 별 거 없잖아요.
'아빠육아 作作弓'은 지금은 47개월 된 아들과 13개월 된 딸을 키워오면서 틈날 때마다 적었던 일기를 바탕으로 한 글로 채워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내가 1등”
“너 엄마가 빨리 먹는 것보다 죽 될 때까지 꼭꼭 씹어 먹으라고 했지?”
“꼭꼭 안 씹으니 당근하고 옥수수하고 응가에 그대로 나오지…”
일상적인 아침 밥상머리 풍경입니다.
이제 47개월 지난 녀석이 ‘1등’ ‘경쟁’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벌써 ‘1등이 되기 위한 경쟁’을 해야 되는 것인지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이 오갔습니다.
“사람마다 저마다 잘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게 모든 사람마다 다 다르다” “찾아보면 누구든지 1등을 하는 게 있다” “모든 일을 1등으로 하는 사람은 없다” 등 평소 생각했던 것들을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차근차근 얘기했습니다. 아내는 “1등을 하는 것보다 1등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 노력을 다 했다면 결과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고요.
왜 1등으로 밥을 먹는 것에 의미를 두는지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아이는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자기가 꼴찌를 해서 친구들이 놀리는 게 화가 났었다고 답을 하더군요. 녀석이 알아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살다 보면 가위바위보보다 훨씬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이 많다. 앞으로 많은 일을 겪을텐데 너에게 일이 닥칠 때마다 1등을 못했다고 신경질이나 화를 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얘기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 나이로 이제 5살인 아이는 일상적인 어린이집이 아닌 숲유치원이라는 곳에 보냅니다. 자연에서 뛰어 놀면서 협동심도 키우고, 남에게 도움도 주면서 배려심도 알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내 생각대로는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곳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라면 경쟁심보다는 협동심을, 지식보다는 지혜를 가르치기 위해 보낸다고 생각했는데 아내 얘기를 들어보니 아닌가 봅니다.
우리 아이들도 결국엔 남들과 경쟁을 하고 그 경쟁에서 이겨야만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게 언제가 되더라도 이제 48개월인 아들이 지금 당장은 몰라도 별 상관 없다고 생각합니다.
Tip. 행복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절대로 하지 말 것
인터넷에 보니 행복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하지 말 것 9가지가 있네요. 소개해 드립니다.
1. 비교하지 않는다.
특히 형(언니, 오빠, 누나)과 동생을 비교하는 것은 절대 피한다.
2. 욕하지 않는다.
어른끼리 쓰는 욕뿐 아니라 "이 나쁜 녀석" "바보 같은 녀석" 등 애칭이라 생각하고 쓰는 말들도 모두 포함됩니다.
3. 잘못과 실수를 구분해서 타이른다.
아이가 한 행동의 결과만 따지는 부모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입니다. 실수는 눈감아주고 잘못은 원인부터 생각합니다.
4. 지나치게 동정하거나 위로하지 않는다.
아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괜찮아, 신경쓰지마" "아무것도 아닐거야"라고 한다면 오히려 아이에게 상처가 됩니다. '부모가 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5. 협박하지 않는다.
"아저씨한테 잡아가라고 한다" "자꾸 말 안 들으면 밥 안줘" 같은 협박은 아이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듭니다. 아이가 믿을 나이가 지났다면 그만하는 게 좋습니다.
6. 빈정대지 않는다.
"내 그럴 줄 알았어" "니가 하는 일이 그렇지 뭐"라는 말을 자주 하면 아이는 다른 사람 앞에서 무언가 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무엇을 하든 사람들이 조롱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7. 확대 분석하지 않는다.
아이의 단순한 행동에 큰 일이 난 것처럼 반응할 수 있습니다. 아이 딴에는 어떻게 하다보니 호기심 때문에 그런 것인데, 너무 확대해석하면 아이는 "부모가 나를 원래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는 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8. 심문하지 않는다.
혼낼 때 제일 열받는 게 아이가 웃을 때입니다. 그러면 부모는 왜 웃었는지 캐묻게 됩니다. 뭔가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아무런 의도가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왜 웃었는지 캐물어도 아이가 할 말이 없습니다.
9. 화제를 바꾸지 않는다.
아이가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화제를 바꾸면 안 됩니다. 가령 친구와 놀던 얘기를 잔뜩 하고 있는데 "그 친구가 어디 산다고 했지? 그 친구 아빠는 뭐하셔?"라고 물으면 아이는 엄마가 자신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고 나아가 자기 자신에게도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가 하는 이야기에 최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표현을 해 주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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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훈 기자의 ‘아빠 육아 ‘作作弓’
-대학교 들어가 사고 쳤으면 미스에이 수지뻘 되는 자식이 있겠지만 늦장가로 여태 똥기저귀 갈고 앉았습니다. 학부에서는 심리학, 대학원에서는 뇌과학을 전공하면서 책으로 배운 교육, 육아법을 늦게나마 몸소 검증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아이보다 행복한 아이, 행복을 퍼뜨리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인데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