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추사랑 한국어 실력 느는 건 좋지만, 무리하면 '독'
김련옥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4/03/24 13:49
23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의 딸 추사랑 한국어 실력이 화제가 됐다. 놀라운 속도로 한국어를 습득하고 있기 때문. 추성훈처럼 우리나라 부모들도 아이에게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가르치는 이중언어교육이 인기다. 하지만 아이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교육을 하면 말더듬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한국 부모들이 자녀에게 시키는 영어조기교육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국무총리산하기관 육아정책연구소가 조사한 수도권 거주 초등 1, 2학년생 1,200명의 영어교육 실태 결과에 따르면 영어교육 시작 평균 연령은 3.7살이며, 3~5세 사이에 영어교육을 시작한 비율이 전체의 92.7%에 달했다.
부모들의 영어조기교육에 대해 대구대 언어치료학과 김화수 교수는 "조기 영어교육 자체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며 "조기 영어교육의 교육이 잘못된 경우가 많아서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이의 언어습득능력에 따라 이중언어교육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3~5세는 이제 막 말을 배우는 단계이므로 한 가지 언어도 완전하게 습득하지 못해 언어조절 능력이 낮은 상태"라며 "이 시기 무리한 이중언어 사용은 오히려 두 언어 사이에서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말더듬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말더듬은 두 가지 언어 중 상대적으로 못하는 언어를 사용할 때 심해지는 증상이 있다. 장기적으로 말더듬 증상이 지속되면 아이는 점차 자신감을 잃고 심한 경우 말을 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할 수 있다.
아이가 말더듬 증상을 보이는 경우, 부모들의 적절한 대처로 아이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다그치거나 혼을 내는 것은 금물이다. 아이가 천천히, 마음 편하게 말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줘야 한다. 또, 아이와 함께 소리 내 책을 읽는 것도 좋다. 아이에게 언어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신감을 주기 때문이다.
아이의 이중언어교육을 생각하는 부모라면, 교육 전 언어치료실이나 언어치료센터에서 '영유아 언어발달선별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검사를 통해 아이의 언어발달속도가 빠르면 일찍부터 한국어와 다른 나라 언어도 함께 배우게 해도 된다. 단, 교육은 노래부르기, 대화하기 등 '놀이'로써 할 수 있는 것들이 좋다. 아이의 말더듬 증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언어치료사를 통해 음성언어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1~2회씩 6개월 이상 훈련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