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이적 엄마 박혜란이 풀어주는 맘 편한 육아이야기

취재 강미숙 기자 | 참고도서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나무를 심는 사람들)

“엄마와 아이 모두 행복하려면 아이를 손님처럼 대하세요?” ②

세 아들을 서울대에 보냈다. 큰아들은 건축가 겸 건축과 교수, 둘째는 가수 이적, 셋째는 MBC 드라마 PD로 각자의 분야에서 잘나간다. 이쯤 되니 수많은 사람이 삼형제 엄마에게 ‘아이 키우는 비결’을 묻느라 아우성이다. 여성학자이자 30년 차 자녀교육 강사인 박혜란이 7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강단에서 내려올 수 없는 이유다. 박혜란이 말하는 행복한 육아 노하우는 쉽고도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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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은선(St.HELLo)

박혜란의 족집게 육아 강의

스타 육아 강사 박혜란에게 독자들의 생생한 육아 고민이 도착했다. 알쏭달쏭 궁금했던 질문을 던지자, 무릎을 탁 칠 만큼 현명한 대답이 돌아왔다.

Q1 저와 남편 모두 성격이 부드러운 편입니다. 아들은 이제 20개월인데, 저희가 맞벌이라 어린이집에 보냅니다. 아이는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편이에요. 최근 들어서는 자기 뜻대로 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는데, 남편이나 저나 고집을 꺾기보다 아이가 하자는 대로 해주고 있어요. 한번은 고집을 꺾어 놔야 한다는데, 아직 너무 어려서 훈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박은미·32·충남 온양시 온천동)

고집을 무조건 꺾어야 한다? 고집 나름이다. 예를 들어 공공장소에서 떠들거나 자기 마음대로 하고, 편식하려는 나쁜 고집은 당연히 꺾어야 한다. 반면, 아이의 취향은 적극적으로 존중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의 개성이 무엇인지 잘 관찰해 보자. 아이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질 것이다. 아이가 적성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 ‘고집을 꺾는다’는 표현보다는 ‘대화로 설득한다’는 게 맞는 표현이다. 20개월이라면 말귀를 알아듣는다. 무조건 ‘하지 말라’고 윽박지르지 말고,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지 설명해 주자. 아이도 충분히 이해한다.

Q2 남편은 자타공인 딸바보입니다. 흉흉한 세상에 어찌 딸을 키울까, 아이를 업고 가 학교 책상에 앉혀 주고 싶다고 말할 정도죠. 이런 맹목적인 보호는 안 좋을 텐데…. 저는 자립심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데, 어느 선까지 아이를 보호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려요.

(이한나·37·경기도 파주시 야동동)

무서운 범죄를 보면서 딸을 보호하고 싶은 부모 심정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그럴 순 없는 일이다. 친구들도 흉볼 일이고, 아이 체면은 또 어떻게 되겠는가. 차라리 냉혹한 세상을 아이에게 차분히 알려주고, 스스로 몸을 보호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게 옳다. 요즘은 유치원에서도 범죄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자립심은 여러 가지인데, 다른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키는 방법도 하나의 자립심이다. 어릴 적부터 꾸준히 알려주자.

Q3 다음 달이면 출산휴가에 들어가는 예비 엄마입니다. 아이 만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두근두근 설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워요. 육아 때문이죠. 3개월만 쉬고 출근하기로 결정하고, 아이는 가까이 사시는 부모님께 맡기려고 합니다. 회사에서 한창 인정받고 있는데, 육아 때문에 그만두려니 경력이 아깝고 경력 단절도 걱정되고요. 아이는 세 살 때까지 엄마 손에서 자라는 게 좋다던데, 회사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해야 할지 아직까지 갈등합니다. (김보람·38·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2동)

‘아이는 세 살 때까지 엄마 손에서 자라는 게 좋다’는 말에서 한 가지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 엄마란 사람이 ‘내가 너 때문에 회사까지 그만뒀다’는 마음으로 아이 곁에 있다면, 과연 좋기만 할까? 다정하게 보살펴 주는 엄마가 양육한다면 정서적으로 안정될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무조건 모든 엄마가 아이 옆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전업주부와 취업주부,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다. 무엇이 더 낫다고 말할 수 없다. 각자의 선택이지만 세 가지를 유념하자. 첫째, 앞서 말한 대로 내가 ‘엄마 적성’이 있는지 생각하자. 둘째, 엄마의 직업 성격이 3년을 쉬어도 복귀할 수 있는지를 따지자. 마지막은 집안의 경제 수준을 고려해 엄마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선택을 하도록 하자.

Q4 만 6개월 된 아이를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일하는 워킹맘입니다. 아이가 일찍 자는 편이라 평일에는 퇴근한 후 1시간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의 전부입니다. 주말에는 하루 종일 함께하고요. 아이가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것 같은데, 괜찮은가요?

(김민주·35·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이 엄마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아이와 함께 보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현실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를 돌볼 자신이 있는가?’라고. 아니라면 걱정하지 마라. 그것보다는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충분히 사랑해 주는 게 낫다. 단언컨대, 시간이 부족해서 사랑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헌신하고, 우리 아이 제일주의로 키우지는 말아라. 이런 엄마는 부족한 시간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아이 요구를 다 받아주다 버릇 없는 아이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Q5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이제 곧 사춘기가 시작될 텐데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가족 캠핑을 자주 다니는데, 중학생만 되어도 부모랑 캠핑 가기보다는 집에 남아서 친구와 어울리기를 좋아하더라고요. 대화도 적어지고, 괜히 엇나가거나 친구 잘못 사귀지는 않을까 등 별의별 생각이 다 드네요. 지금부터 아이와 관계를 잘 맺어 놓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박보근·38·인천 계양구 계양동)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자. 걱정의 반은 안 일어날 일이고, 그 반은 이미 일어나서 걱정해도 소용 없다는 말이 있잖은가. 지금부터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자. 오랜 시간 무의미하게 대화하기보다는 질 좋은 대화를 하자. ‘공부 열심히 해라’는 절대 대화가 아니다. 친한 친구는 누구인지, 좋아하는 아이는 있는지, 선생님은 마음에 드는지, 요즘 보는 책은 무엇인지 등 아이의 관심사를 이야기하며 교감해야 진짜 대화다. 대화의 문을 열기 어렵다고 푸념하는 부모가 있다.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어느 날 아이가 풀이 죽어 있다면 ‘요즘 외롭니? 아빠도 외로워’라고 말을 건네는 것이다. 심정적으로 아빠도 자신과 같을 수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그 한마디에 아이는 ‘아빠는 나를 이해하는구나’ 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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