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
광대뼈 튀어나오게 하고 바람둥이 만드는 '마법'
김은총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3/12/09 09:00
테스토스테론
날씨가 추워지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중년의 남성들이 늘고 있다. 테스토스테론의 감소에 따른 증상이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몸속에서 끊임없이 분해되며 남자를 남자답게 만드는 호르몬이다. 주로 고환에서 생성되며 보통 35세 이후부터 서서히 줄어들다가 50~70대가 되면 약 30~50%가 감소한다.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 일반적으로 이유 없이 우울하고, 피로감과 무기력증을 느끼는가 하면 발기부전으로 성욕이 감퇴한다. 이를 의학적으로는 'LOH(Late-Onset Hypogonadism)'라고 하며, 쉽게 말해 남성갱년기라 부른다. 남자를 외롭게 만드는 테스토스테론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본다.
테스토스테론 과다분비는 바람둥이?
테스토스테론은 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고환에서 생성된 테스토스테론 대부분이 체내 혈액을 통해 뇌의 시상하부에 전달되어 성 욕구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테스토스테론이 과다분비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바람둥이일 확률이 높다. 반대로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 성에 대한 욕구도 감소하여 신체가 정상임에도 여자에게 관심이 없거나 부인과 성생활이 원활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테스토스테론은 공격적이다?
흔히 테스토스테론을 '공격 호르몬'이라 부르지만, 한편에선 다른 견해도 있다. '네이처'지에 발표된 취리히대 연구팀 조사를 보면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한 그룹이 투여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게임 규칙을 더 잘 지키는 등 공정한 행동을 할 뿐 아니라 협동과 상호작용을 더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여성이 화를 잘 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전화상담원이 상담에 실패한 뒤 수화기를 내려놓는 힘을 측정해 테스토스테론 수치와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수화기를 내려놓는 힘이 세고 욕을 많이 하는 그룹일수록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지보다 검지가 더 길수록 '진짜 남자'?
태아시기의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많을수록 약지가 검지에 비해 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즉 약지가 긴 남성일수록 운동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남성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런 손가락 길이 차가 성격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으며, 오히려 성장기의 사회적, 문화적 영향이 성격을 형성하는 더 중요한 요인으로 밝혀졌다.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얼굴을 바꾼다?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는 남성의 얼굴을 변화시킨다. 소아기에 별반 차이가 없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얼굴형이 자라면서 뚜렷하게 달라지는 것이 이런 이유다. 일반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은 광대뼈를 돌출시키고, 아래턱을 넓히며, 눈꼬리를 뾰족하게 만든다. 남성이 여성보다 나이를 먹음에 따라 얼굴이 많이 변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상대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이 적은 여성은 남성보다 변형되는 정도가 작다.
테스토스테론 감소는 '배둘레햄'을 만든다?
테스토스테론의 감소는 내장비만이나 복부 비만과도 관계가 있다. 대한가정의학과지에 발표된 서울대의대 가정의학과의 연구를 보면 20세 이상 성인 남자 2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테스토스테론이 낮은 그룹이 대사증후군 유병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테스토스테론 보충을 통해 인위적으로 높여 신체 기능을 회복하고 근육량을 늘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전립선비대증과 혈전증이나 심할 경우 전립선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TRT(Testosterone replacement therapy, 테스토스테론 대체 요법) 요법은 마법의 약물?
테스토스테론은 사람을 흥분시키고 도전적으로 만들며, 중추신경계로 전달되는 통증을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 최근 미국의 격투기 단체 UFC에서 요법을 받는 선수들이 논란이 되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발기부전 및 남성호르몬 부족 판정을 받고 TRT 요법을 받는 UFC의 대표선수 댄 헨더슨은 "대다수 사람들은 TRT 요법이 마법의 약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요법을 받건 받지 않건 나는 힘들게 훈련한다"라고 말하며 TRT의 효과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TRT 요법은 스포츠에서 남성호르몬 농도를 높여 근력강화나 활력증진, 빠른 회복 등의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