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정월대보름, 부럼 함부로 깨지 마세요

헬스조선 편집팀

몇 년 전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박모(55세·서울 서초구)씨는 작년 정월대보름에 호두를 씹다가 임플란트가 파손되는 황당한 사고를 당했다. 박씨는 임플란트에 거금을 들인 만큼, 임플란트를 평생 사용할 줄 알았다며 억울해했다.

정월대보름에는 종기와 부스럼을 예방하고 치아를 튼튼하게 하는 의미로 밤, 땅콩, 호두, 잣 등의 부럼을 깨무는 풍습이 있다. 그러나 치아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딱딱한 부럼을 깨물었다가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부럼 깨물 땐 치아에 최대 100kg 압력 가해져

보통 호두처럼 단단한 부럼을 깨물 때에는 치아에 70~100kg까지 강한 압력이 가해진다. 이 때 치아와 턱이 견딜 수 있는 이상으로 힘이 가해지면 치아에 금이 갈 수 있으며, 임플란트를 한 경우에는 연결 나사가 변형되거나 보철치아 자체가 파손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치아에 생긴 금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치아 표면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면 음식을 씹을 때마다 치통을 느끼게 되고, 이를 방치하면 치아가 떨어졌다 붙었다를 반복하면서 치아 신경관을 자극해 최악의 경우에는 식사 중에 치아가 쪼개지기도 한다. 

임플란트를 시술한 사람은 일반인보다 치아 파손의 위험도가 높다. 임플란트는 턱뼈에 단단히 고정돼 있기 때문에 보통의 음식은 무리가 없지만, 부럼 같은 음식을 씹을 때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에스플란트 치과병원 이정택 원장은 “치아를 감싸고 있는 인대조직인 치근막이 충격을 완충해주는 자연치아와 달리, 임플란트는 치근막이 없어 치아가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들인다”며 “최근 딱딱한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 치아면이 빨리 마모된 경우가 많은데, 자연치아라 하더라도 치아에 무리를 주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럼은 도구 이용해서 깨거나 부드럽게 해먹어야

부럼으로 건강과 영양을 동시에 잡기 위해서는 현명한 조리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호두나 은행보다는 땅콩과 잣이 비교적 덜 딱딱하며, 치아보다 도구를 이용해 깨 먹는 것이 안전하다.

부럼을 잘게 부수어 밥을 해먹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부럼은 익으면서 식감이 한층 부드러워진다. 부럼을 갈아 소스로 만들어 요리에 얹어 먹는 것도 치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부럼을 섭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정택 원장은 “부럼을 먹고 난 후에 치아가 흔들리거나 턱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치과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임플란트 환자는 평소에 치과를 내원해 수시로 치아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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