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만성폐쇄성폐질환 주범은 담배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2/10/03 08:34
폐조직 굳어 호흡 곤란… 환자의 90%가 흡연자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90%정도는 담배 때문에 병에 걸렸고, 흡연자 중 15~20%는 COPD을 앓게 됩니다. 그런데도 담배갑에는 단순히 '담배는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라고만 두루뭉술하게 적혀 있는 게 안타깝네요."
COPD는 폐에 염증이 생기거나 폐조직이 굳어 호흡이 제대로 되지 않는 질환이다. 처음엔 잔기침을 하거나, 가래가 생기거나, 가슴이 답답하다. 증상이 감기 초기와 비슷하며, 숨이 가빠져 천식으로 오인하기 쉽다.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안중현 교수〈사진〉는 "COPD는 환자 수가 60만 명을 넘을 만큼 흔한 질병인데 이름이 생소하다보니 사람들이 잘 모른다"며 "그 때문에 적절한 치료 시점이 지난 뒤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매년 10월 폐의 날(올해는 10월 10일)을 정해 COPD의 위험에 대해 알리고 있다. 안 교수는 "올해가 10년째인데 COPD라는 영어 용어와 만성폐쇄성폐질환이라는 우리말이 모두 어렵다 보니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리는데 한계가 있다"며 "COPD는 폐 질환 중에서 세계적으로 발생률, 사망률, 사회적 비용 등의 문제가 가장 심각한 질환"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COPD가 2030년 전세계 사망원인 3위의 질병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COPD는 우리나라 남성의 질병부담 요인 중 7위(2007년)에 해당하며 여성에서는 뇌혈관질환, 당뇨병에 이어 3위다. 질병 발생률은 40세 이상이 12.9%이고 60대는 19.9%, 70대 이상은 32%로 나이가 들수록 높아진다.
안 교수는 "하루 1갑 이상씩 10년 넘게 피우면 45세가 넘어 COPD에 걸릴 확률은 50%나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의 높은 흡연율, 빠른 고령화를 감안하면 COPD 환자 수는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담배를 끊는다고 폐기능이 흡연 전으로 회복되지는 않겠지만 폐활량이 떨어지는 속도는 늦출 수 있으니 가급적 빨리 금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