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에만 쓰는 치료법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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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
84세 김모 할머니는 한 달 동안 옆구리 통증으로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녔다. 처음에는 자고 일어났는데 아무 이유도 없이 몸을 움직이기 힘들더니 옆구리가 아파왔다. 김 할머니는 "가만히 누워 있으면 통증이 덜한데 일어서거나 몸을 뒤틀려면 통증이 극심해지고, 일단 일어서서 걷기 시작하면 조금 나아진다"고 말했다.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별다른 이상이 나오지 않았는데,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어보니 흉추 골다공증으로 인한 압박골절이었다.

골다공증이 생기면 단단하던 뼈가 푸석푸석하게 변해서 약간의 충격만 받아도 쉽게 골절이 생긴다. 골다공증성 골절이 자주 일어나는 부위는 팔목, 엉덩이, 척추이다. 팔목 골절이나 엉덩이뼈 골절은 넘어지는 등의 외상이나 충격을 받아야 일어나기 때문에 쉽게 발견하지만, 척추 골절은 자신이 느끼지 못하는 사소한 충격만으로도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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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게 보이는 척추 압박골절 부위(오른쪽 원 안)과 골시멘트를 삽입해 치료한 부위(왼쪽 원 안). /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필자의 치료 경험상, 75세 이상 골다공증성 압박골절 환자는 대부분 골절 진단을 받으면 "척추가 부러질 일이 전혀 없었다"고 의아해 한다. 하지만, 저절로 일어나는 골절은 없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한 사소한 충격으로 뼈가 부러진 것이다. 기침, 하품, 길을 걷다가 살짝 헛디디는 동작, 침상에서 누워 있다가 일어나는 동작 등이 모두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척추 골절을 가져온다.

골절을 당하면 빠른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나이가 많으면 골절 때문에 며칠만 누워 있어도 욕창이나 폐렴 같은 치명적 합병증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빠른 치료법은 척추골성형술이다. 부분마취를 한 뒤 주사바늘을 통해 골시멘트라고 하는 약물을 부러진 부분에 주입하면 끝난다. 시술은 5~10분이면 끝나고, 골시멘트는 1시간쯤 지나면 단단히 굳기 때문에 바로 활동할 수 있다. 단, 환자의 15% 안팎은 척추골성형술을 시행한 부위의 위나 아래에 다시 압박골절이 생기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척추골성형술은 젊은 사람의 척추 골절에는 쓰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6~8주 정도 침상에서 안정하고 보조기를 착용하면 치료되기 때문이다. 고령환자는 장기간 보존적 요법을 쓰면 합병증이 생기는 등 위험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쓴다. 80세 이전 환자는 2주일 동안 침상 안정을 하면서 보존적인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2주일이 지나도 통증이 계속되면 척추골성형술을 한다. 80세가 넘으면 바로 척추골성형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