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쑤시고 두통… 알고보니 목디스크

이미지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
늘 등이 쑤시고 아파서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는 50세 회사원이 필자의 외래 진료실에 들어왔다. 척추 질환인 것 같다는 환자의 말과 달리, 척추에는 문제가 없었다. 목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해 보니, 목(경추)디스크였다. 뒷목도 가끔 뻐근하기는 했지만 등이 주로 아팠던 이 환자는, 목디스크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그동안 허리 마사지 등으로 돈과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일반인은 목디스크의 증상을 뒷목이 뻐근하거나 뒷골이 땡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목디스크 증상 중 일부분일 뿐이다. 목디스크는 목뼈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목뼈와 목뼈 사이의 연골이 밖으로 빠져나와 신경을 압박하면서 생기는데, 압박받는 신경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목뼈를 지나는 신경 중 5·6번이 눌리면 목 뒤덜미에 증상이 나타나고, 7번이나 8번이 눌리면 등에 증상이 나타난다. 이 뿐 아니라, 팔이나 다리 통증, 두통 등 증상은 신경에 영향을 받는 모든 부위에 나타날 수 있다. 글씨를 쓰거나 물건을 쥘 때 힘이 약해지거나, 손가락에 부분적인 감각이상이 오거나, 팔의 특정 부위만 저리거나, 팔을 내린 상태에서 머리를 누른 후 고개를 좌우로 돌렸을 때 통증이 심하면 목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뒤통수부터 이마까지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거나 다리에 힘이 없어 계단을 오르내릴 때 다리가 휘청거리는 증상도 생길 수 있고, 안구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목디스크는 이처럼 신경 영역의 영향을 광범위하게 받기 때문에, 아주 심한 목디스크를 방치하면 하반신 마비까지 올 수도 있다.




이미지
경추디스크 4·5번이 탈출한 환자의MRI 사진./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목디스크는 MRI 촬영으로 진단한다. 이를 근거로 정확한 치료 방침을 정하다. 하지만, 초기부터 MRI를 찍을 필요는 없다.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목의 신경이 눌려서 나타나는 증상이 확실하면 찍는다.

목디스크 하면 수술부터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보통 증상에 따라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부터 한다. 이런 치료에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경우에 수술하면 된다.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 사이에 '중재적 시술법'이 있다. 신경차단술, 신경 성형술, 내시경 수술 등이 중재적 시술에 속한다. 대부분의 목디스크는 보존적 치료와 중재적 치료만으로도 많은 호전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