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겁먹지 마세요, 의외로 치료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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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반월상연골(위)과 파열된 반월상연골의 내시경 사진. /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75세 김모씨는 무릎 통증으로 오래 고생했다. 다친 적이 없는데 우측 무릎이 쑤시더니 무릎을 꿇고 앉기가 어려워졌고, 어쩔 수 없이 앉았다 일어나면 통증이 더 심해졌다. 주변 사람들이 "퇴행성 관절염인데 그 정도면 인공관절 이식수술을 해야 할 것" 이라고 말하자, 김씨는 겁이 나서 오히려 병원에 안가고 진통소염제만 사 먹었다.

그러다가 무릎을 구부리고 펴기가 점점 어려워졌고, 딸의 성화로 필자를 찾아왔다.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해보니, 무릎에 약간의 퇴행성 관절염이 있기는 했지만 통증의 진짜 원인은 무릎 연골 파열이었다. 김씨는 척추 마취로 30분 정도의 간단한 내시경 시술을 받았고, 다음날부터 통증 없이 걸을 수 있게 됐다.

건강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가 되다보니, 특정한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 본인이나 주변에서 인터넷 등에 떠도는 정보에 근거해 모든 증세를 그 부위의 대표 질환으로 몰고 간다. 이렇게 잘못 전달된 정보는 환자의 치료 의지를 꺾는다.

무릎질환 중 반월상(半月狀) 연골 파열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병이 있다. 병명은 거창하지만, 치료는 간단하다. 무릎 내시경을 이용해 찢어진 연골 부위를 제거하면 된다. 1박2일 내지 2박 3일 정도의 입원만으로 퇴원해서 바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무릎통증'을 검색하면 보통 무릎 통증은 관절염이며, 나이가 들어서 인공관절로 갈아 끼우라는 정보만 넘쳐난다. 이 말만 믿고 반월상 연골파열을 방치하면 정말 무릎 관절염으로 진행돼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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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상연골은 뼈와 뼈가 서로 부딪치는 것을 막아주고 무릎의 운동을 도와준다. 이것이 손상되면 공연히 오금이 땅기고,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나기 힘들며, 보행이 갑자기 불편해지고, 무릎에 힘이 빠지거나 무릎을 폈을 때 오금이 땅에 닿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 때문에 척추 디스크나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지레짐작한다.

무릎이 아프면 비전문가 말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만 믿고 혼자서 섣불리 판단하지 말자. 의외로, 본인이 겁내는 것보다 훨씬 쉽게 고칠 수 있는 질환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