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겁먹지 마세요, 의외로 치료 쉬워

그러다가 무릎을 구부리고 펴기가 점점 어려워졌고, 딸의 성화로 필자를 찾아왔다.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해보니, 무릎에 약간의 퇴행성 관절염이 있기는 했지만 통증의 진짜 원인은 무릎 연골 파열이었다. 김씨는 척추 마취로 30분 정도의 간단한 내시경 시술을 받았고, 다음날부터 통증 없이 걸을 수 있게 됐다.
건강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가 되다보니, 특정한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 본인이나 주변에서 인터넷 등에 떠도는 정보에 근거해 모든 증세를 그 부위의 대표 질환으로 몰고 간다. 이렇게 잘못 전달된 정보는 환자의 치료 의지를 꺾는다.
무릎질환 중 반월상(半月狀) 연골 파열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병이 있다. 병명은 거창하지만, 치료는 간단하다. 무릎 내시경을 이용해 찢어진 연골 부위를 제거하면 된다. 1박2일 내지 2박 3일 정도의 입원만으로 퇴원해서 바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무릎통증'을 검색하면 보통 무릎 통증은 관절염이며, 나이가 들어서 인공관절로 갈아 끼우라는 정보만 넘쳐난다. 이 말만 믿고 반월상 연골파열을 방치하면 정말 무릎 관절염으로 진행돼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

무릎이 아프면 비전문가 말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만 믿고 혼자서 섣불리 판단하지 말자. 의외로, 본인이 겁내는 것보다 훨씬 쉽게 고칠 수 있는 질환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