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男‥ "크기 작으면 병원에 가야 하나요?"
헬스조선 편집팀 | 기고자=박현준 부산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입력 2012/02/01 09:06
발기부전으로 병원을 찾아온 한 중년의 남성은 발기력이 떨어져 예전만 하지 못한 음경의 단단함을 아쉬워하며 차선책으로 크기를 좀 더 키우면 물렁해진 그것의 단점을 보충해 주는지를 물어봤다. 남성호르몬이 떨어져 심각한 갱년기 증상을 겪는 어르신은 젊을 때보다 자신의 그것이 더욱 쪼그라들고 색깔도 거무튀튀해 졌다고 불평하며 왜이리 음경이 쪼그라들었는지 꼭 좀 한번 봐달라고 했다. 잠복고환, 음낭수종등의 소아비뇨기 질환으로 어린 아들을 데리고 온 젊은 어머니는 종종 진료 마칠 때 쯤, 우리아이 것이 좀 작은 것 같은데 이상은 없는지, 덤으로 한번 살펴봐 줄 수 없냐고 한다.
이렇듯 음경의 크기는 연령을 불문하고 비밀스럽지만 최대의 관심사임에는 틀림없다. 고대 일본의 민화나 인도의 카마수트라에서도 남성의 그것을 과도하게 크게 묘사한 점을 보면 이러한 경향은 시대도 불문함이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음경의 크기는 평소에는 7cm 전후, 발기시 10~12cm 전후이면 정상이다. 이보다 약간 작아도 정상인 경우가 많다. 하복부에 살이 많이 찐 복부비만을 가진 경우나 선천적으로 매복음경, 물갈퀴음경과 같은 약간의 기형을 가진 경우엔 실제 크기보다 작아 보이기도 한다.
또, 음경의 크기는 성기능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단지 음경의 크기에 대한 콤플렉스가 성적 자신감 결여로 이어져 성욕감소나 심인성발기부전을 일으킬 수는 있다. 하지만, 고환의 경우는 다르다. 고환은 남성호르몬과 정자를 생성하는 곳으로 음경못지 않는 매우 중요한 생식기관이다. 고환의 크기는 한국인은 약 15~20cc, 서양인은 20~25cc 정도이다. 고환은 음경과 달리 크기와 딱딱한 정도로 생식기능의 평가가 가능하다. 고환의 크기가 작고 무르다면 생식능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한족 고환의 혈관이 라면면발처럼 울퉁불퉁 불거지는 정계정맥류는 사춘기 이후 발생하며, 남성불임을 야기하는 가장 흔한 원인인데 오래 방치할 경우 고환의 크기가 반대편에 비해 작아진다. 또한 클라인펠터 증후군과 같은 염색체 이상, 잠복고환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 고환의 크기는 위축되며 생식능이 손상받게 된다.
음경의 크기가 작다고 고민이 되면 고민을 떨쳐버리고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도 되지만, 고환의 크기가 좌, 우측이 다르거나 지나치게 지금이라도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