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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크기’ 만족도와 비례하지 않아

헬스조선 편집팀 | 기고자=박현준 부산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시대를 불문하고 남성의 자존심은 바로 ‘그것’의 크기다.

남성들은 사우나나 공동 목욕탕을 이용하면 다른 사람의 성기를 몰래 훔쳐보는 버릇이 있다. 다른 사람의 음경이 내 것보다 얼마나 큰가를 재어보는 것이다.

남자들에게 있어 자신이 타인보다 우월하다고 믿게 하거나 자존심을 세워주는 지표들이 많이 있다. 타고 다니는 자동차의 배기량과 브랜드, 멋진 명품 양복과 구두, 아파트 평수와 명함에 찍힌 직함과 회사, 높은 연봉 등, 공개적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해주는 것들이 많지만 일단, 모든 게 발가벗겨져 나체를 드러내놓는 곳에 들어가면 사정은 달라진다. 완전 자연인으로 돌아간 남성들이 서로를 평가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중의 하나가 ‘음경의 크기’이다.

의학적으로는 음경의 크기가 성행위 만족도에 비례하지 않는 다는 것은 이미 밝혀져 있다. 그런데도 중·고등학교 시절 방학이 끝나면 키가 얼마나 자랐는지 재어보듯 중년의 남성들은 그것의 크기에 집착한다. 심지어 발기부전이 있거나 배우자와의 문제로 별로 쓸 일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그 크기만큼은 뒤지고 싶어 하지 않는 눈치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비뇨기과 클리닉에서 의학의 힘을 빌려 음경확대술을 시행 받는 사람들이 꽤 많다. 이렇게 전문의사에게 제대로 된 시술을 받은 사람들은 사실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자기 스스로 혹은 비의료인인 친구들에 의해 음경의 크기를 키울 목적으로 이물질을 삽입하는 사람들이다.

보통 이런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물질이 바셀린이다. 이렇게 주입된 바셀린은 음경조직에 녹아들어 피부가 썩어버리는 괴사와 염증을 유발하는 아주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바셀린과 융합된 피부조직에는 신선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피부괴사가 일어나면 음경피부조직을 모두 제거하고 음낭의 피부를 이용하거나 피부 이식을 시행해 문제를 해결하지만 기존의 음경만큼 자연스런 모습을 재현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음경의 크기는 의학적으로 여성에게 주는 만족도와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그러나 굳이 자신의 자존감을 위해 보다 큰 음경을 원한다면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제대로 된 시술을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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