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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불청객 ‘정전기’는 몸에 해로울까?
헬스조선 김민정 기자 | 사진 신지호 기자
입력 2009/12/11 17:13
겨울철 불청객 ‘정전기’는 몸에 해로울까?
기분 나쁜 그 느낌, 없애버리고 싶다
매년 이맘 때면 감기만큼이나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온다. 바로 정전기다. 건조한 겨울철에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정전기 때문에 곤란하거나 불쾌한 적이 있었다면 주목하자. 정전기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과 생활 속 정전기 예방법을 알아보았다.
정전기, 몸에 해로운가?
정전기란 흐르지 않고 모여 있는 전기를 말한다. 물체는 마찰에 의해 외부의 힘을 받으면 전기적 성질을 띤다. 이렇게 생긴 전기가 우리 몸에 머물러 있다가 전기가 통하는 물체가 손끝에 닿으려는 순간 방전되면서 짧은 전기 충격을 내는 것이 정전기다. 정전기 발생은 습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습도가 낮을수록 자주 발생한다. 수분이 전하를 띠는 입자들을 전기적 중성 상태로 만들기 때문이다. 대기의 습도가 60% 이상이면 정전기가 남아 있지 않지만 30% 이하면 많이 쌓인다. 공기가 건조한 겨울철에 정전기가 많이 생기는 이유다.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정전기에는 수천에서 수만 볼트의 전압이 흐른다. 정전기는 전압은 높지만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기 때문에 인체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 정전기로 인해 어떤 질환이 유발되지도 않는다. 혹자는 정전기 때문에 피부가 간지럽고 이를 긁다보면 피부가 상한다고 말한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피부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정전기가 지닌 수만 볼트의 전압으로 염증이 악화될 수 있고, 몸이 아주 허약하거나 과로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전기가 피부에 직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
정전기에 쇼크를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남자는 4000볼트가 넘어야 정전기를 느끼는 반면 여자는 2500볼트 정도만 돼도 정전기를 느낀다.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 든 사람이 정전기를 더 많이 느낀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적더라도 피부가 건조하면 정전기가 더 잘 생긴다. 또한 뚱뚱한 사람보다는 마른 사람이 정전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몸이 습하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비교적 정전기의 영향을 덜 받는다.
생활 속 정전기 예방법
정전기가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 정전기는 가스나 휘발유 등과 만나면 화재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건조한 환경은 피부나 호흡기 등의 건강에 좋지 않다. 강진수 원장은 “정전기가 발생하는 것은 주위가 매우 건조하다는 증거다. 실내 습도를 높이고 피부가 건조하지 않게 유지하는 등 일상 속에서 몇 가지만 주의한다면 정전기도 없애고 건조한 환경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피부 트러블이나 질병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1. 실내 습도 유지가 관건
정전기 예방의 기본 원칙은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 정전기를 피하려면 겨울철에도 습도를 50~60% 정도로 유지하는 게 좋다. 가습기를 틀어놓거나 젖은 빨래를 널어 실내가 건조하지 않게 만든다. 거실에 화분이나 수족관을 놓는 것도 방법이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자주 하면 실내 공기 흐름이 원활해져 정전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2. 피부는 늘 촉촉하게
피부가 건조한 사람은 피부가 항상 촉촉하도록 신경 쓴다. 평소 물을 많이 마시는 건 기본이다. 샤워를 하면 수건으로 가볍게 닦은 뒤 물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보습제를 바른다. 손은 최대한 자주 씻고 핸드로션을 챙겨 바르면 정전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과 악수하기 전 손에 ‘호’ 하고 입김을 불어 넣는 것도 좋다.
3. 모발에도 신경 쓰기
샴푸 후 린스를 꼭 하고 모발에 헤어 에센스를 발라주면 정전기가 발생하는 걸 막을 수 있다. 수건으로 머리를 말릴 때 비비지 말고 톡톡 두드리면 정전기가 덜 생긴다. 플라스틱 빗은 정전기를 잘 일으키므로 나무 같은 천연 소재로 만든 빗을 사용한다.
4. 옷 입을 때도 조심
화학섬유보다 면 같은 천연섬유로 만들어진 옷을 입는 게 정전기 예방에 좋다. 스웨터, 코트, 재킷 등을 보관할 때는 사이사이 순면 소재의 옷을 끼워 둔다. 외출 전 욕실처럼 습기가 많은 곳에 옷을 걸어 뒀다 입으면 정전기가 덜 발생한다. 옷을 입거나 벗을 때 정전기 방지 스프레이를 뿌리면 섬유가 중성을 유지해 정전기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외출 시 스타킹과 스커트가 달라붙으면 스타킹 위에 로션을 발라주면 해결된다. 옷 세탁 시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는 것도 기본적인 정전기 예방법이다.
5. 물건은 손톱으로 먼저 만지기
손톱에는 신경 조직이 없기 때문에 정전기가 발생해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금, 은, 쇠, 아크릴, 유리 등 정전기가 발생할 만한 사물을 만질 때 손톱을 세워 3초 정도 대고 있으면 정전기가 흘러나간다. 이때 손톱 주변의 살이 닿지 않게 주의한다.
6 자동차 타고 내릴 때도 주의
자동차를 타기 전 열쇠나 동전 등으로 차체를 툭툭 친 뒤 문을 열면 정전기가 잘 발생하지 않는다. 자동차에서 내릴 때는 한쪽 손으로 차의 문짝을 잡은 상태에서 발을 내딛는다. 운전자의 옷과 시트커버가 마찰하면서 생겨난 정전기를 서서히 흘려보내는 효과가 있어 큰 정전기가 발생하는 걸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