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어린이 만성중이염 놔두면 뚱뚱해진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09/06/16 23:57
2008년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팀이 성인(16~92세) 6584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어릴 때 중이염을 자주 앓은 사람은 나중에 비만이 될 가능성이 62%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중이염과 비만과의 관계를 색다르게 분석한 연구도 있다. 만성중이염에 걸린 어린이들이 미각 장애로 인해 과식하게 되며 이것이 비만으로 연결된다는 것.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팀은 만성중이염을 앓고 있는 어린이 40명과 그렇지 않은 40명을 나눠 '화학 미각검사'를 했다.
그 결과 단맛을 느끼는 역치(반응을 일으키는 최소한의 자극 세기)가 만성중이염 그룹은 0.22g/mL였으나, 비교 그룹은 0.13g/mL였다. 또 짠맛도 만성중이염 그룹은 0.12g/mL로 비교 그룹 0.7g/mL보다 높았다. 신맛이나 쓴맛에는 차이가 없었다.
여승근 교수는 "맛을 감지하는 신경이 귀쪽을 지나는데, 만성중이염으로 이 신경이 손상을 입으면 단맛·짠맛의 감각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맛을 느끼는 감각이 뚝 떨어지는 것을 미각장애라고 한다"며 "미각장애가 생기면 과식하기 쉽고 결국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거꾸로 비만이 중이염을 일으킨다는 주장도 있다. 코와 귀가 연결된 이관(耳管) 주위는 근육으로 구성돼 있어 탄력성이 있는데 비만으로 이관 주위에 지방이 많이 끼면 탄력성이 떨어져 중이염에 걸리기 쉽다. 또 비만인 사람은 몸속에 염증관련 인자들이 증가, 중이염과 같이 염증 반응을 잘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