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1-28

요즘같이 갑자기 추워지는 날, 혈압이 높은 사람들이 특히 걱정하고 조심하는 것은 바로 뇌졸중이다. 흔히 중풍이라고 하는데 뇌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우리 몸 속의 혈액은 혈관을 타고 순환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배출한다. 혈관이 막히면 피가 통하지 않고 피가 통하지 않은 기관은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눈도 예외가 아니다. 망막에 있는 혈관이 막히면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 시력장애가 생길 수 있다. 이른바 눈 중풍이 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망막혈관폐쇄로 진료를 받은 인원이 무려 13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는 2008년 보다 42%더 많은 수치로 증가폭이 상당하다. 망막혈관폐쇄는 망막 속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혈관이 막히는 질환이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뇌졸중처럼 주로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망막혈관이 막히면 통증 없이 시력이 갑자기 떨어져 눈앞에 물체가 아른아른하게 보이거나, 출혈을 동반할 수 있다. 이 질환은 황반변성, 녹내장 등과 함께 실명을 일으키는 주요 망막질환으로 시력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주의가 필요하다.

망막혈관폐쇄는 크게 망막에 피를 공급해 주는 동맥이 막히는 경우와, 망막에서 사용한 피를 다시 심장으로 보내주는 정맥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망막 중심 동맥이 막히는 것. 비록 이런 경우는 드물게 발생하지만 망막중심동맥폐쇄가 생기면 갑자기 시력을 잃을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안타깝지만 이 경우에는 치료를 받더라도 시력을 회복하기 어렵다.

망막중심동맥폐쇄보다 정도는 심하진 않지만 망막중심정맥이 막힐 때에도 시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사물의 상이 맺히는 황반부가 부어 오르면서 합병증으로 신생혈관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반면 망막의 동맥과 정맥에서 갈라져 나온 혈관이 막히는 망막분지정맥폐쇄가 발생하면 시력이 떨어지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황반부종이 동반되면 그 정도에 따라 시력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망막혈관폐쇄질환은 혈관이 막힌 위치와 정도 등에 따라 레이저나 약물치료로 증상을 완화하거나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망막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운 만큼 미리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40대부터는 1년에 한번 정도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 평소 혈관건강을 방해하는 음주나 흡연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망막혈관폐쇄의 주 원인인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같은 혈관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평소 철저한 질환관리를 통해 망막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기고자 :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


* 본 기사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눈이 즐거워지는 아이(EYE) 페스티벌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성균관대학교 삼성의료원 외래교수
서울의료원 안과 과장
국제노안연구소 소장
대한안과학회 정회원
대한백내장굴절수술학회 정회원
유럽굴절수술학회 정회원
열린의사회 단장 역임
현) 아이러브의원 대표원장

건강한 눈으로 환한 세상을 전하는 박영순 원장의 눈 사랑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