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3-14
수면유도제, 초기 수면장애에는 도움 되지만 중증수면질환에는 “글쎄”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꿈꾸는 단계까지 유도해 자고나면 상쾌
수면제 복용, 심장 및 뇌혈관 질환자는 각별 한 주의
수면제를 복용하는 이유가 “우울해서”, “잠이안와서”, “홧 김에” 등 저 마다 있지만 중요한 건 수면제 활용의 잘못된 습관이다.
특히, 노년층은 부정맥이 생기거나, 뇌압이 상승하거나, 심뇌혈관이 좁아지는 증상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런 사람이 수면유도제를 무작정 복용하면 잠잘 때 심뇌혈관질환이 생겨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또한, 아무리 건장한 사람이더라도 상식 이상으로 과량 복용하면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불면증 등 수면장애에 시달린 다고해서 수면유도제를 무조건 맹신해서는 안되는데, 일반적으로 초기 수면리듬에 장애가 있거나 불안해서 수면에 들지 못하는 경우에는 단 기간에 복용을 권장할 만하나, 중증 수면장애를 앓고 있는 경우에는 정확한 진단이 먼저다.
우리가 오래 전부터 '수면제'라 부르던 약은 주로 벤조다이아제핀 성분의 항불안제인데, 신경을 안정시키고 체온을 낮춰서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유도해 잠을 재우는 원리다.
그런데, 벤조다이아제핀은 약물 의존도가 높고 오래 먹으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또 얕은 수면만 유도 돼 깊은 수면 단계에서 느끼는 개운함을 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처방하는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는 기억력 감퇴 등 과거 수면제의 부작용은 크게 줄이고, 꿈을 꾸는 단계까지 수면을 유도하기 때문에 자고 나면 상쾌하다. 다만, 이는 의사 처방을 받아야 구입이 가능하다.
약국에서 그냥 살 수 있는 수면유도제는 감기약의 졸음 부작용을 이용한 것이 많다. 사실상, 모든 불면증은 반드시 원인이 있으므로 원인 확인과 치료 없이 수면만 유도해서 불면증이 치료되지는 않기 때문에 수면유도제 복용시 반듯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가령, 특정 질병이 없이 벌써 수년째 단순히 밤에 잠을 잘 못자는 20대 중반의 김씨와 10년 이상 뇌졸중을 겪고 있는 70대 노인인 박씨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사실, 둘 다 수면유도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불면증이 심해진 전형적인 사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김씨는 일시적 불안으로 수면 리듬이 깨진 불면증이었는데, 초기에 의사 처방에 따라 수면유도제를 복용했으면 금방 좋아질 수 있고, 반면 박씨는 뇌혈관질환 때문에 수면 중 뇌파 각성이 일어난 경우로, 수면유도제가 병을 악화시키는 상태였기 때문에 복용을 중단해야 했다.
불면증이 있으면 전문의 진단을 받고 수면유도제를 한두 달 처방받아 복용하면 되지만, 약을 2개월 이상 먹어야 하면 꼭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면유도제를 복용할때는 심·뇌혈관질환을 앓은 적이 있으면 의사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 특히, 혈관질환을 앓고 있거나 60대 이상의 노인들은 수면제를 남용해서는 절대 안되는데 수면리듬을 잃은 가벼운 수면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전문의가 처방한 수면유도제를 용법·용량을 준수해서 복용하면 품질 좋은 잠을 안전하게 잘 수 있다.
/기고자 : 서울수면센타 한진규 원장
한진규원장의 올바른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