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0-02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자율신경계통(autonomic nervous system: ANS)은 내 맘대로 조절할 수 없는 신체의 장기들을 조절하고, 체성신경계통과 협동하여 정상적인 신체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자율신경계통은 교감성과 부교감성으로 나뉘고, 이 둘은 항진작용과 길항작용 즉, 서로 반대로 작용하면서 균형을 유지한다. 교감신경(sympathetic division)은 주로 긴장된 상황에서 역할을 하고, 부교감신경(parasympathetic division)은 주로 안정, 휴식 상태에서 작용한다.

자료=<생리학>(박억숭 공저/수문사)
① 교감신경(sympathetic division)은 일차적으로 신체가 비상 상황을 대비하는 데 관여하고, 스트레스 같은 상황에 필요한 대사활성을 증가시킨다. 교감신경의 작용으로는 눈동자가 커지고 피부의 털을 세운다. 말초혈관은 수축하고 땀 분비는 촉진된다. 눈물샘과 침샘의 분비는 감소하고, 심장의 수축력은 증가하며, 기관지가 확장되어 분비물이 감소한다. 소화관은 운동이 억제되고 배변과 소변 형성도 느려지게 된다.
교감신경 항진 상황을 ‘멋있는 이성을 만났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 생각하고 정리해보자.
“이상형을 만나면 눈동자가 커진다. 소름끼치게 예뻐서 털이 쭈볏쭈볏 선다. 몸의 끝 부위의 피부 혈액이 심장으로 몰리면서 얼굴은 창백해지고 심장은 쿵쾅쿵쾅 뛰기 시작한다. 혹시 나에게 말을 걸까봐 호흡이 가빠지며 입은 바싹바싹 마른다. 이런 상황에서는 화장실에서 느긋하게 볼일(배변 억제, 소변생성 저하)을 볼 수 없다”
② 부교감신경(parasympathetic division)은 에너지의 유지, 영양분 저장고의 보충을 담당하기 때문에 인체의 휴식과 소화와 관련이 깊다. 즉 내부적인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항상성의 기능을 돕는다. 위에서 살펴본 교감신경과 반대로 작용하여 신체의 균형을 이룬다.
부교감신경 항진 상황을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맛있는 음식을 잘 먹고(소화), 잘 싼다(배변)’고 생각하자.
뇌신경 CN X에 해당하는 미주신경(vagus nerve)의 ‘미주(wandering)’라는 이름은 분포가 넓고 복잡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주신경은 대표적인 부교감신경으로 심장, 허파 등의 배속장기 근육과 샘을 자극하고, 인두와 후두의 근육을 지배한다. 또한 배속장기의 내장감각과 바깥귀, 고막의 일반감각을 전달한다. 만약, 미주신경이 손상 받으면 목이 쉬거나(hoarseness) 발성 불능 같은 후두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고, 삼킴곤란(연하곤란, dysphagia)과 소화불량 등의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자료=<생리학>(박억숭 공저/수문사)
실신(syncope)은 급작스런 뇌혈류 감소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자세를 유지하지 못해 쓰러지는 증상이다. 미주신경성 실신(vasovagal syncope)은 실신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신경심장성 실신’이라고도 한다.
인간이 극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긴장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이 자극되어 혈압이 올라간다. 이러한 심장의 과도한 자극은 부교감신경(미주신경)의 길항작용을 유도하게 되고, 부교감신경이 항진되면 말초혈관은 확장되면서 심장 박동은 느려지고 결국 혈압은 떨어진다. 급격히 낮아진 혈압은 뇌로 가는 혈류량을 감소시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게 된다.
미주신경 실신은 일상에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데, 학교 조회, 군대 사열, 긴장된 회의 도중 스르르 쓰러지는 경우, 그리고 취한 상태에서 화장실 간다고 일어서면서 쓰러지는 경우 등이다. 보통 쓰러진 사람들은 “앞이 하얗게 보였어요!”라고 하거나 ‘식은땀’을 흘리는 경우가 많고, 혈압이 떨어진 전형적인 증상들이라 할 수 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대부분 지속적인 의식소실이 없고 무해하기 때문에 눕혀 놓고 안정을 취하면 몇 분 사이에 회복되므로 특별한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신의 횟수가 늘어나거나 의식을 잃는 시간과 강도가 심해진다면, 꼭 병원을 방문하여 뇌와 심장에 대한 검사를 통해 다른 유발요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내 눈앞에서 사람이 쓰러진다면 어떻게 할까? 대부분은 미주신경성 실신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당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심정지(cardiac arrest)와는 감별이 꼭 필요하다. 일반인이라면 ‘어깨를 몇 번 두드리면서 의식을 확인’한다. 의식이 있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심정지에 의한 실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119에 신고 후 즉시 심장 마사지를 시행하면서 전문가의 지시를 따르고, 도착을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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