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8-02

우리 몸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큰 동맥 - 작은 동맥 - 모세혈관 - 작은 정맥 - 큰 정맥 순으로 흘러 다시 심장으로 돌아간다. 때문에 우리 몸은 크게 동맥, 모세혈관, 정맥 이렇게 세 가지 혈관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선천적인 문제로 모세혈관이 발달하지 않아 동맥과 정맥이 바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를 동정맥 기형이라고 하며, 동정맥 기형이 뇌에 발생하는 것을 뇌동정맥 기형이라 한다.

뇌동정맥 기형은 뇌동맥에서 뇌정맥으로 바로 연결되는 혈관 덩어리를 형성하는 질환이다. 모세혈관은 머리카락의 10분의 1 크기지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물모양의 모세혈관은 동맥을 통해 전달된 산소와 영양분을 신체 조직에 전달하고, 신체의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진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수거해 정맥으로 보낸다. 동맥의 높은 압력을 완화해 정맥의 부담을 더는 역할도 한다. 이러한 모세혈관이 없이 동맥과 정맥이 바로 연결되면 관련 조직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다. 동맥의 높은 압력(혈압)을 낮추지 못한 채 정맥에 전달되어 정맥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뇌동정맥 기형이 있어도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뇌동정맥 기형 환자 10명 중 3명은 뇌출혈 발생 전 간질 발작을 일으켜 문제가 발견된다.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 사지 힘 빠짐 및 감각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뇌혈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증상이나 기형의 위치, 크기, 모양, 환자의 건강상태 등으로 고려해 진행하며, 혈관 내 수술이나 미세수술, 방사선 수술(감마나이프)을 할 수 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뇌동정맥 기형을 완전히 절제하는 미세수술(개두술)이다. 효과가 빠르고 재출혈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기형의 위치에 따라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며, 수술 후 뇌조직 손상 등의 위험요소가 있을 수 있어 신중하게 치료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혈관색전술로 불리는 혈관 내 수술은 뇌혈관 안에 작은 관을 삽입해 금속이나 약품을 주입해 뇌동정맥 기형으로 가는 혈류를 막는 방법이다. 수술보다 환자의 부담과 합병증이 적고, 여러 번 반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비교적 단순한 뇌동정맥 기형의 환자들에게 시행하고 있다. 또한 혈류 덩어리 크기를 줄임으로써 수술적 제거나 방사선 수술의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병합치료로써 사용되기도 한다. 감마나이프와 같은 방사선수술은 수술합병증이 많이 생길 수 있는 위치에 있거나 비교적 작은 뇌동정맥 기형의 치료에 유리하다. 기형이 완전히 사라지는데 2~3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완전히 없어지기 전까지 출혈 위험이 있지만, 주위신경조직의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

뇌동정맥 질환 발생 자체에 대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고혈압이 뇌동정맥 기형의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혈압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게 좋다. 뇌동정맥 기형의 증상은 20~40세 정도에 처음 나타날 수 있으므로 극심한 두통을 경험했다면 반드시 뇌 검진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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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석 원장의 뇌혈관 이야기

[수원 윌스기념병원]
장인석 원장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학사/석사/박사
(전)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신경외과장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 뇌졸중시술인증의

대한신경외과학회 정회원
대한뇌혈관외과학회 종신회원
대한뇌혈관내수술학회 정회원
대한뇌종양학회 정회원
대한뇌졸중학회 정회원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종신회원
대한소아신경외과학회 종신회원
대한신경중환자의학회 종신회원
대한척추손상학회 정회원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정회원
대한신경혈관집중치료학회 정회원
대한신경종양학회 정회원

흔한 사망원인이자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신경학적 장애를 남길 수 있는 뇌혈관질환.
그렇지만 뇌혈관질환에 대해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다면 마냥 두려운 질환은 아닙니다. 다양한 뇌혈관질환에 대해 쉽게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