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24

<미세내시경 유리술 모식도(좌), 하키나이프(중간), 수술 전/후 개방된 손목터널 내시경 사진(우) (자료제공 : 의정부 연세베스트병원 장철영 원장)>

부위 특성상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손과 손목에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삶의 질은 크게 떨어지게 되는데, 이러한 증상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손목 질환이 바로 ‘손목터널증후군‘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디자이너, 운전기사, 목수, 프로그래머처럼 손을 장시간 사용하거나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직업군에서 흔하며, 설거지나 빨래, 청소 등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가사노동을 하는 주부들에게서도 높은 빈도로 나타난다.

또한 전체 환자의 약 70% 이상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여성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인해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병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테니스, 배드민턴, 농구, 골프 등 손목의 힘과 회전을 많이 사용하는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경우에도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인 손 저림, 감각 저하, 통증은 손목 안에 위치한 좁은 통로인 수근관 내에서, 손의 감각과 움직임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이 압박되면서 발생한다.

특히 야간에 통증이나 저림이 심해져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으며, 이때 손을 털거나 주무르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압박이 계속되면 정중신경의 손상이 진행되고, 결국 감각 저하뿐만 아니라 근육 위축과 운동 장애로 이어져, 머리를 감거나 문고리를 돌리는 등의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진단법으로는 손목을 두드릴 때 손가락에 찌릿한 증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틴넬 징후와 손목을 굽혀 손가락이 아래를 향하도록 손등을 맞닿았을 때 손목에 통증 및 저림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팔렌 검사 등의 이학적 검사와 정중신경의 전도 속도를 측정하는 신경전도 검사, 근육의 전기활동을 평가하는 근전도 검사, 해부학적인 이상을 확인하는 초음파 및 MRI 검사가 있다.

치료법으로는 비교적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의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의 사용량을 줄이고, 약물치료, 주사치료, 손목보호대,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통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손목 통증 및 손 저림 증상이 심하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은 기존 수술의 단점을 보완한 초정밀 미세내시경 유리술로 진행된다. 기존의 수술은 정중신경의 주행 경로를 따라 피부를 약 3~4cm 절개하는 개방형 유리술(횡수근인대 유리술)로 진행되었다. 개방형 유리술의 결과는 좋았으나 피부를 절개하는 만큼 회복이 더디고, 출혈 및 감염 위험과 함께 피부, 주변조직 회복을 위한 깁스 고정이 필요하여 환자분들의 부담이 컸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학 기술의 발전과 술식의 개선으로 2mm 초소형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유리술이 가능해져 수술로 인한 치료 부담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미세 내시경 유리술은 부분 마취하에 피부 절개 없이, 약 2mm 정도의 작은 내시경 구멍을 이용해 병변 부위에 접근하여, 주변 조직의 손상 없이 손목터널의 뚜껑 역할을 하는 횡수근인대만을 선택적으로 절개해 터널을 넓히는 수술법이다. 관절 내시경을 활용하는 만큼 실시간으로 인대, 신경, 혈관 등을 확인하며 수술을 진행하므로, 수술의 안정성과 정확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여기에 본원에서는 미세 내시경 유리술 시행 시 하키나이프를 사용하여 유리술의 정밀도를 한층 더 향상시킨 ‘초정밀 미세내시경 유리술’로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하키나이프란 날 끝이 휘어 있어 조직을 끌어내거나 자르기에 유리하고 미세 조작이 가능한 수술도구로, 한 층 더 정밀한 수술에 사용된다.

간혹 내시경 화면을 확인하지 않고 하키나이프만으로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횡수근인대를 유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손목 내부 구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 절개를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중신경 및 혈관, 힘줄 등 주요 조직 손상의 위험이 커질 수 있었다. 하지만 본원의 경우 미세내시경을 결합하여 신경을 직접 확인하며 수술하여, 안정성을 높인 최소침습 수술이 가능해졌다.

초정밀 미세내시경 유리술은 평균적으로 5분~10분 내외의 수술시간과, 환자분마다 개인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당일 퇴원 혹은 1박 2일 정도의 입원 후 퇴원이 가능하다. 또한 수술 다음날 통증 및 저림으로 인한 불편감은 수술 전에 비하여 평균적으로 약 80~90% 감소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손과 손목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인 만큼,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타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치료가 늦어질 경우 신경회복에 지장을 주어 감각이상, 악력 저하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 건강한 손목을 되찾기를 바란다.


* 본 기사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장철영의 관절 BEST

[연세베스트병원]
장철영 병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과대학원 정형외과학 박사 수료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족부족관절 임상연구조교수 역임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 수부 및 상지외과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족부족관절 전임의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슬관절 및 고관절 전임의 
 정형외과학 석사 (슬관절 및 고관절 세부전공) 
 헬스경향 족부 및 고관절 학술자문위원 
 2019 대한정형외과국제학회 비디오 연제 우수상 수상
(최소침습적 무지외반증 교정술) 
 2019 대한고관절학회 해외 학술상 수상 
 前 연세건우병원 족부, 하지, 척추센터 원장 
 前 연세오케이병원 어깨 / 팔꿈치 / 손, 손목 / 무릎 / 고관절 / 발, 발목 원장 및 진료부장
 現 연세베스트병원 병원장
 대한 정형외과/족부족관절/슬관절/고관절/골절/척추외과학회 정회원 
 미국 족부족관절학회 국제회원 
 세브란스 병원 족부족관절 연구회(세족회) 정회원
 AORecon Total hip & knee arthroplasty course 수료 
 AOTrauma Pelvic & Acetabular course 수료
 AOTrauma international principle course 수료 
 AOTrauma Symposium – Foot and Ankle 이수 
 Trauma update 2017 (Zimmer) course 수료 
 Trauma update 2018 (Zimmer) course 수료

많은 발병률을 보이는 관절질환들의 치료(관절 내시경)에 관한 의학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