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1-22
심장혈관생리, 흥분성과 수축성
심장은 ‘흥분성(excitability, irritability)’이라는 중요한 특성이 있다. 흥분성은 어떤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성질로, 근육에서는 수축을 의미한다. 과연 심장은 어디에서 자극이 와서 어떻게 수축하는 것일까? 팔-다리의 근육들과 심장의 근육들은 자극과 흥분에서 약간씩 차이가 난다.
먼저 일반적인 근육의 자극은 뇌에서부터 시작된다. ‘팔을 흔들어라!’라는 생각은 전기적 자극이 되어 마치 전기가 흐르듯이 신경을 따라 팔로 내려간다. 전기적 자극은 팔의 신경-근육 연결 부위에 도달하면 신경전달물질이라는 화학적 자극으로 바뀐다. 화학적 자극은 팔의 근육을 수축시켜 결국 팔을 흔들게 된다.
하지만 심장은 내 의지로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리 ‘심장아! 빨리 뛰어!’라고 명령하고 생각해도 심장은 대답이 없다. 심장은 ‘자율박동세포(autorhythmic cell, pacemaker cell)’라는 특수한 세포가 있어서 자발적으로 자극을 생성한다. 이 자극은 ‘심장수축세포(심장근육)’으로 직접 파급되고 좌심실과 우심실은 마치 하나인 것처럼 거의 동시에 수축한다. 이 두 가지 심장근육세포들을 합쳐서 ‘전도계통(conducting system)’이라 부른다.
심장에는 ‘스스로 심장을 뛰게 하는 전선들이 쫙 깔려 있다’고 상상해보자!
1. ‘자율박동세포(pacemaker cell)’의 자발적인 자극은 ‘불안정한 세포막 전위’에 의해 생긴다. 일반적인 신경세포들은 안정상태에서 세포 안과 밖의 전기적 차이가 일정하게 유지한다. 신경세포에 역치 이상의 자극이 주어지면 일정하던 전기적 차이는 변화가 생기고, 자극은 전달된다. 하지만, 자율박동세포의 세포 안과 밖 전기적 차이는 처음부터 일정하지 않고 불안정 하다. 그래서 자극이 자발적으로 생기는 것이다. 또한, 뼈대 근육과 신경의 전기 자극전달은 나트륨이온(Na⁺)이 세포 내부로 유입되면서 시작되지만 자율박동세포는 ‘칼슘이온(Ca²⁺)’에 의해 시작된다. 자율박동세포의 자극전달 속도는 ‘심장의 박동수’를 결정한다.
2. ‘심장수축세포(cardiomyocyte)’를 움직이도록 하는 자극은 일반적인 신경-근육세포와 비슷하게 나트륨이온(Na⁺)이 세포 내부로 유입되면서 탈분극, 칼륨이온(K⁺)이 세포 외부로 유출되면서 재분극 되면서 전달된다. 하지만, 심장수축세포는 이 둘 사이(나트륨 유입, 칼륨 유출)에 ‘칼슘이온(Ca²⁺)’이 유입된다. 이를 통해 심장수축세포의 자극 지속시간은 약 200 msec(천분의일초) 이상으로 신경-근육세포의 1~5 msec보다 훨씬 길어진다. 심장수축세포의 ‘긴 자극 지속시간’은 근육강축(tetanus) 없이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다.
인체생리학을 기반으로 인간에게 각종 질환이 왜 생기는지에 대한 기전을 알기 쉽게 정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