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5-14
싱그러운 햇살 그득한 5월은 꿈과 희망이 넘실거린다. 초록이 짙어져 가고 큰 산이나 작은 산은 울긋불긋 눈부신 꽃이 한 해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부드러운 바람이 아토피로 고생하던 아이들에게도 잠시 쉬어가라고 손짓을 한다. 실록의 계절에는 아토피의 증상도 약해져서 한결 지내기가 수월해진다. 원인이 꽃가루가 아니라면 그렇다.
대부분 집먼지진드기와 각종 진드기 곰팡이가 원인일 경우엔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계절엔 아토피도 쉬어가는 듯하다. 이때가 치료를 하기 위한 가장 좋은 시기이지만 증상이 저절로 좋아진다면 오히려 손을 놓고 한시름 던 듯 무관심해 질수도 있다.
아토피는 겨울에 심해지는 경우가 가장 많고, 여름엔 오히려 좋아지기도 한다. 진드기가 원인 일 경우다. 꽃가루가 원인일 경우엔 오히려 봄에 심해지기도 한다. 아토피를 치료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 5월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따스한 햇살, 포근한 바람과 관계가 깊다.
키가 작아서 성장클리닉에 오는 아이들 중, 절반 정도가 다양한 아토피 피부염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성장치료 과정 중에 아토피의 증상이 많이 호전되는 것을 보기도 한다. 성장치료를 위해 처방하는 한약의 효과로 인해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여 면역기능이 회복되면서 밤낮으로 가려운 증상과 상처투성이였던 피부가 빠르게 회복 된 결과라고 판단된다.
반면에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엔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기도 하다. 한의학에선 아토피와 유사한 질환으로 내선(奶癬), 태선(胎癬), 태렴창(胎斂瘡), 사만풍(四彎風) 유선(乳癬) 등이 있다. 특히 사만풍(四彎風)이란 질환은 팔꿈치와 무릎 뒤에 네 군데에 흔히 발생한다고 하여 이름을 붙인 것이다.
아토피란 원인불명의 질병을 말하는데, 1923년에 천식과 고초열을 동반한 인체의 과민반응이란 의미로 처음 사용되었고 후에 미국인 쿠카가 소양성 피부발진도 포함하여 사용한 이래 1930년 술츠버거 등이 범발성 신경성피부염을 아토피피부염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하면서 공식 명칭이 되었다.
한방에서 피부질환에 風자를 붙인 데는 심오한 이유가 있다. 바람처럼 변화무쌍 예측을 하기 어렵고 질병의 종류도 그 만큼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내선이란 어린아이들의 습진과 비슷한 증상이고, <제병원후론>이라는 책에는 아이들의 얼굴에 선피가 두꺼워지고 건조하게 되는 것을 유선(乳癬)이라고 하였는데 젖을 먹은 것이 원인이라고 하였다. 입 주변과 귀 부위 땀이 차는 곳에 발생한다고 하였다.
<외과정종>이라는 책에서는 아이를 임신 중에 너무 매운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발생한다고 하였다. 청나라시대 책인 <의종금감>에서는 얼굴과 머리 눈썹 부위에 하얀 비늘이 일어나고 선개(癬疥)와 같은 형상이 생기는데 임신 중에 혈액이 열을 받아서 발생하는 것으로 건조한 것을 건렴(乾斂)이라 하고 습윤하고 진물이 나는 것을 습렴(濕斂)이라고 하였다.
아토피질환을 가지면서 비염이나 소화 장애가 있고, 얼굴색이 누렇게 떠 있으며, 몸에 열이 많이 있으면서 진맥을 하여 보니 부활(浮滑)한 맥이 있었다면 변증을 할 때 폐에 열이 있고, 비위에 습이 같이 있다고 판단을 하여 청폐(淸肺)하는 약물 황금과 건비조습하는 황련 등의 약을 처방할 수 있다. 같은 질병이라도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고 한의학적인 진단법 중에서 망진과 진맥으로 볼 때 각각의 차이에 따라서 약의 처방이 달라진다.
2년 전에 내원한 황지우(만9세. 여)는 122.7cm로 항상 반에서 1번에 해당하는 상태였다. 아토피가 심해서 안 가 본 병원이 없었고,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까지 있었다. 아빠와 엄마, 오빠 모두 알레르기성 천식을 가지고 있었다. 잔병치례를 자주 하다 보니 1년에 겨우 4cm 정도밖엔 안 컸다고 한다. 키도 작고 아토피도 심해서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성장클리닉을 찾았다고 한다. 검사결과 집먼지와 고양이 개털 돼지고기가 알레르기의 원인이었다. 대증요법과 회피요법을 겸하면서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지우에게는 아토피와 성장치료를 병행할 수 있는 청열성장탕으로 치료를 하였다. 청열해독을 하는 작용이 있는 마치현, 연교와 같은 한약을 이용하여 치료를 한 결과 2년간 17cm 정도 컸고, 아토피는 다양한 굴곡을 거치면서 진정이 되었다. 지금은 자기보다 작은 아이들이 여럿 있다고 좋아한다. 키 보다는 아토피가 사라진 것이 더 기쁘다고 했다.
초록의 계절 5월이 아토피 치료엔 최적의 시기이자 특별히 조심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아토피를 극복해서 꿈과 희망이 넘치는 5월을 안겨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하이키한의원 / 박승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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