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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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수명의 연장을 반드시 축복이라고 말할 수 만은 없습니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반신불수가 됐거나, 치매에 걸려 아들 딸도 몰라보거나, 골다공증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평균수명의 연장이 당사자에게 얼마나 큰 축복일까요? 때문에 평균수명 연장을 가져온 현대의학을 가리켜 ‘사람을 못 죽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혹평하는 의학자들도 많습니다.
따라서 ‘100세 시대’의 화두는 노년의 건강입니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이 건강하고, 정신이 건강해야 노인의 권위를 지킬 수 있는 법입니다. 나이가 들면 재력(財力)보다 더욱 절실한 게 건강입니다. 예를 들어 로또 당첨으로 빈털터리 노인이 하루아침에 벼락부자로 ‘인생역전’할 수 있지만, 건강에는 로또가 없습니다. 백만금을 들여도 한번 망친 건강을 되돌려 놓을 수는 없습니다. 심은 대로 거둘 뿐입니다. 따라서 노년의 병약함을 회피하기 위한 젊었을 때부터의 ‘헬스테크’가 재테크보다 우선돼야 합니다. 2006년 새해의 건강계획은 100세까지 살아야 하는 자신에 대한 이처럼 절박한 인식에 바탕을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노년의 건강을 보장 받을 수 있을까요?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은 건강에 대한 ‘절박한’ 관심입니다. 흔히 담배를 끊으라고 말하면 “내 맘대로 살다 빨리 죽을 테니 내버려 두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사람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담배를 피우면 자신의 ‘소망’대로 빨리 죽는 게 아니라, 고통스런 노년이 연장될 뿐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봅시다. 담배를 30년 이상 피운 사람의 70% 이상이 노년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생깁니다. 이 병이 진행되면 기침과 가래가 많아지고, 호흡이 가빠져서 일상생활을 하기가 어려워 집니다. 숨이 차서 외출도 못하고, 심해지면 몸을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병 때문에 직접적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의식이 또렷한 상태서 숨이 막히는 고통,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고통 등을 온 몸으로 겪어야 합니다. 그것이 젊었을 때 건강관리를 하지 않은 댓가입니다.
따라서 새해 건강계획은 자신의 건강을 갉아먹는 나쁜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자신의 말년이 얼마나 비참해 질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신의 건강나이를 측정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국내외에서 수 많은 건강나이 측정법이 개발돼 있는데, 그 중 미국 시카고 프리츠크의대 마이클 로이젠 교수의 ‘실제나이(www.realage.com)’ 계산법이 가장 광범위하고 정확한 편입니다. 백병원 김철환 교수의 건강나이 계산법은 야후(kr.yahoo.com) 검색창 등에서 ‘김철환 건강나이’로 검색 가능합니다. 로이젠 교수는 건강나이 테스트를 받고 적극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려는 마음자세 만으로 26년 젊어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로이젠 교수가 제시한 ‘나이보다 젊어지는 78가지 비법’은 조선일보 2005년 3월15일자에 소개돼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둘째는 스트레스의 적절한 관리입니다. 스트레스는 온 몸의 신경과 장기와 근육을 옥 좨서 몸 속으로 만병을 불러들이는 주범입니다. 미국 보스턴대학이 100세 이상 장수노인 169명을 분석한 결과, 100세인들은 하나같이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었으며, 융통성이 많았고, 무엇보다 스트레스 해소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미국 켄터키대학이 수녀(修女)들의 평소 성격과 치매 발병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화를 많이 낸 수녀가 그렇지 않은 수녀보다 훨씬 치매에 많이 걸렸습니다. 스트레스는 “마음을 느긋하게 먹자”고 결심한다고 해서 안받는 게 아닙니다. 여기에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즉 운동, 요가, 명상, 취미활동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합니다.
‘헬스 테크’의 고전적 방법들로는 셋째 적절한 운동, 넷째 건강한 식사습관, 다섯째 적정한 체중의 유지, 여섯째 금연 등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 조차 없이 중요합니다. 그 밖에도 비타민의 적정한 섭취, 정기적인 건강검진, 꾸준한 지적 활동 등도 헬스 테크를 위한 비법으로 많은 전문의들이 권장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덧붙일 점은 안전의식에 관한 것입니다. 주위를 돌아보면 생활 속의 크고 작은 사고 때문에 수명이 단축되거나 노년을 병석에 누워 지내는 노인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길을 걷다 넘어지면 노인들은 쉽게 골절상을 입는데, 이것이 원인이 돼 사망하는 일은 아주 흔합니다. 책상 모서리 등에 다리를 부딪히는 것은 노인 관절염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자동차 안전벨트를 매는 것만을 안전의식으로 생각해선 안됩니다. 예를 들어 겨울철 장갑을 끼고 호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걷는 일, 횡단보도 신호등을 기다릴 때 너무 차도에 바짝 다가서지 않는 일, 운동 전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는 일, 망치질을 할 때 두꺼운 장갑을 껴서 손을 보호하는 일 등이 모두 노년의 건강을 위해 지켜야 할 안전의식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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