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8-28

기억에 남는 좋은 영화나 드라마에선 종종 치매환자 역할이 등장한다. 최근에는 ‘결백’이라는 영화에서 배우 배종옥씨가 급성 치매환자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그만큼 치매라는 질환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애처롭게 한다.

치매는 인지기능 이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정도를 말하는데 원인이 다앙하다. 가장많은 원인으로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있지만 뇌졸중과 같은 혈관성 질환에 의해서도 많이 발생한다. 혈관성치매는 뇌혈관 문제 때문에 인지기능이 손상되는 것을 말하는데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거나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치매는 이러한 혈관성 치매일 가능성이 많다.

혈관성 치매는 뇌 혈관이 막히거나 출혈이 발생하는 등 뇌졸중과 같은 혈관 질환에 의한 치매를 말하는데 다발성경색치매, 피질하경색치매, 전략적 단일경색치매 등 종류가 다양하다. 다발성경색치매는 뚜렷한 원인이 발생한 이후 인지기능의 단계가 계단식으로 뚝뚝 떨어지는 반면, 피질하경색치매는 작은 혈관들이 노화되면서 발생하고 증상이 알츠하이머병과 비슷하게 서서히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뇌졸중,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혈관성 치매는 고령에서 주로 발생하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달리 연령대가 조금 빠른 수 있다. 또한 퇴행성 치매와 달리 조기에 정확한 원인을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거나 더 이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초기부터 지남력을 포함한 기억력이 나빠지는 것이라면 혈관성 치매는 성격이 먼저 변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과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이 나빠지면서 참을성이 없어지거나 잘못된 판단을 하는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또한 발음이 어눌하거나 편마비, 편측 감각 소실 등의 징후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뇌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기 진단으로는 기본적인 치매 검사와 함께 혈액검사 그리고 뇌 MRI나 MRA 등 영상 검사를 통해 혈관 질환을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다. 특히 뇌졸중과 같은 혈관성 질환을 경험한 적이 있으면 항혈소판제의 복용 등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선 올바른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 등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수치를 조절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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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건강을 위한 엄지척 이야기

[서울척병원 뇌신경센터]
김동희 과장

신경과 전문의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강남성심병원 인턴 수료
원광대학교 산본병원 신경과 레지던트 수료
익산시보건소 진료과장
광명 효병원 신경과 과장
하버드 신경과 부원장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두통이나 어지럼증부터 치매와 뇌졸중까지, 지식과 영혼을 품고 있는 뇌 건강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