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7-26
73세 남성인 A씨는 지난 1 년간 체중이 5 키로그램 정도 감소하여 병원에 내원하였다. 부인을 비롯한 가족과 같이 진료실을 찾은 A씨는 약간 야윈 체격 이 외에는 전체적으로 건강해 보였으나 가족들은 이유없이 체중이 감소하는 것이 혹 숨어 있는 암에 의한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이 많았다. 암표지자 검사를 비롯한 검진을 한 결과 암의 징후는 없었고 2년 전에 시행한 골다공증 검사와 비교하여 골다공증이 약간 진행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A씨와 자세히 면담을 한 결과 지난 1년 간 고기와 기름기가 있는 음식을 일체 멀리하고 소량의 잡곡밥과 야채를 주로 섭취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평소에 육류를 즐기던 A씨는 1년 전 노인대학에서 고기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특히 장년층에서는 좋지 않다는 건강 강좌를 들은 후 육류 섭취를 일체 금하고 걷는 운동이 좋다고 하여 하루 3시간씩 걷기 운동을 해왔다.
육류 섭취는 과연 나쁠까 ?
정답은 “각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다” 이다. 그렇다면 노년층은 어떤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을까? 균형잡힌 식단이 가장 좋다. 균형잡힌 식단이라 함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이 적당하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식단이 좋다. 나이가 들수록 체 내에서 단백질을 합성하고 근육을 만드는 능력이 감소하므로 필수 아미노산이 충분히 들어 있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필수이다. 단백질은 고기, 달걀, 치즈와 같은 유제품, 생선, 두부와 같은 콩 제품에 많이 들어있다. 필수 아미노산은 고기, 달걀,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 있고, 콩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은 상대적으로 필수 아미노산이 적게 포함되어 있다. 필수 아미노산은 몸 안에서 단백질과 근육을 만들기 위하여 꼭 필요한 물질이다. 청년기가 지나면 우리 몸은 노화가 시작되고 새로운 근육을 형성하는 기능도 서서히 감소한다.따라서 근육의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꼭 필요하므로 육류 섭취가 필요하다. A씨의 경우에 육류 섭취를 제한하여 체중이 줄고 골다공증이 약간 악화된 것으로 생각되어 다시 적당한 양의 육류를 섭취하시도록 권유하였다.
그러나 육류에는 동맥경화를 악화시키는 동물성 지방이 많이 들어 있고 노년층에서는 동맥경화증의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동물성 시장의 섭취를 제한하기 위하여 돼지고기 삼겹살이나 소고기 갈비나 등심 같은 지방이 많은 육류보다는 껍질을 벗긴 닭고기 가슴살, 소고기 나 돼지 고기 안심 등 상대적으로 지방이 적은 부위를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달걀은 저렴하고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는 질 좋은 영양식이다. 달걀 노른자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고지혈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피하는 것이 좋다. 고지혈증이 없는 환자에서는 노른자를 포함한 달걀을 하루 1-2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단백질이 소화되고 남은 찌꺼기가 노화를 촉진하는 산화성 물질로 혈액 내에 남게 되므로 좋지 않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은 천연의 비타민과 미네랄을 포함하고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체 내 세포의 생기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물질들이다. 화학적으로 합성된 비타민과 미네랄이 경구 복용제로 사용되고 있지만 복용 후 체내 흡수나 몸 안에서 활용되는 정도는 천연식품에서 섭취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신선한 야채와 과일 섭취가 필요하다. 특히 야채에는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되고 있어서 용변을 원할하게 해 줄뿐 아니라 음식물 속에 포함된 지방을 흡수하여 대변으로 나가게 하는 역할까지 하므로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신선한 야채는 생 것 그래도 샐러드로 먹어도 좋지만 우리나라 고유의 나물로 만들면 더 많은 양을 섭취할 수 있어서 좋다.
소금은 고혈압이 있거나 고혈압 성향이 있는 사람들의 혈압을 올리므로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설탕은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서 혈당을 올릴 뿐만 아니라 당뇨병 유무에 관계없이 많이 섭취하면 몸 안에서 지방으로 변화하여 체중을 늘리고 혈액 안에 지방 농도를 올려서 고지혈증,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되거나, 이미 동맥경화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소금과 설탕의 섭취는 최소로 줄이는 것이 좋다. 요리의 단맛을 내기 위해서는 설탕 대신 꿀이나 과일 즙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꿀이나 과일즙은 정제된 설탕과 달라서 혈당을 급하게 올리지 않는다.
이상을 종합하면 노화를 방지하기 위한 식단은
1. 소량식사: 하루에 섭취하는 음식의 총량을 줄인다. 심한 육체 노동을 하지 않는 성인에서 하루에 필요한 열량은 체중 1 킬로그램 당 25-30 칼로리 정도이다. 체중이 60 킬로그램인 남자는 1800 칼로리 (60 킬로그램x30 칼로리), 체중이 50 킬로그램인 여자는 1250 칼로리 (60 킬로그램x25 칼로리) 정도를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섭취 칼로리는 운동량에 따라서 조절한다.
2.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균형 잡힌 식사: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서 일반적으로 탄수화물 60 %, 단백질 30%, 지방 10%를 권장한다. 예를 들면 한끼에 밥 2/3공기, 생선 1/2 토막, 두부 1/2모, 김치 약간, 나물무침 등이다. 전이나 튀김류는 지방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3. 야채와 과일을 섭취한다: 과일은 당도가 높으므로 많이 너무 많이 섭취하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당뇨 환자에서는 혈당을 올리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당도가 높은 과일은 섭취하는 양에 유의하여야 한다. 야채는 칼로리가 매우 낮으므로 많이 섭취하여도 혈당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므로 좋다. 고구마, 감자, 단호박은 탄수화물이 풍부하므로 섭취할 때는 밥 대용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4. 신선한 해산물이나 생선에는 미네랄과 뇌세포를 이루는 물질인 불포화지방산, DHA가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5. 한번에 과식하지 말고 소량을 여러 번에 나누어 천천히 식사한다. 즉 3끼 규칙적인 식사와 식 간이나 저녁에 가벼운 간식으로 소량의 과일이나 고구마나 단호박 찐 것 등이 추천된다.
결론적으로 노화를 방지하기 위한 식사는 양질의 단백질이 적당량 포함된 균형잡힌 식단에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하기 위한 과일과 채소 그리고 해산물이 골고루 들어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박민선원장과 함께 알아보는 활성산소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