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0-26
선선한 가을 날씨가 찾아오니 운동을 좋아하는 이들 중엔 연일 스포츠 활동 계획을 잡은 사람도 많다. 가을은 특히 야외에서 하기 더 좋은 운동 종목이 인기인 계절이다. 축구나 골프, 테니스, 등산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스포츠와 항상 함께 따라다니는 것이 있다. 바로 부상이다. 운동이란 것 자체가 하다 보면 몰입이 되고, 경쟁하게 되기에 자신도 모르게 무리를 해 다른 사람과 과도한 몸싸움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부상은 타인과의 접촉뿐만 아니라 혼자 운동을 하다가 발생할 수도 있다. ‘테니스엘보’나 ‘골프엘보’와 같은 팔꿈치 통증 질환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골프나 테니스는커녕 운동도 즐겨 하지 않는 사람들도 팔꿈치가 아파서 병원을 찾으면 듣게 되는 질환명이 테니스엘보와 골프엘보다. 팔꿈치는 위팔과 아래팔을 이어주는 관절로 손목으로 이어지는 근육과 신경이 지나고 있다. 내회전과 외회전이 비교적 자유롭고 어깨와 손목을 사용할 시 영향이 가는 부위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관절이기도 하다. 골프와 테니스를 하지 않아도 왜 팔꿈치 질환이 나타나는 것일까? 테니스엘보는 팔꿈치의 바깥쪽 통증, 골프엘보는 안쪽 통증을 주요 증상으로 한다. 오십견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별명’이다. 테니스엘보의 경우 테니스에서 손등이 공을 향하게 치는 백핸드 자세로 스윙할 때 팔꿈치 바깥에 과도한 힘이 실려 발생하는 데서 따온 별명이다. 골프엘보는 잘못된 스윙 자세로 인해 팔꿈치에 무리가 계속되면서 나타나게 되어 생긴 별명이다. 진단명으로는 각각 외측상과염과 내측상과염이라고 한다. 여기서 공통으로 들어가는 ‘상과’는 팔꿈치 관절에 있는 팔의 굽힘과 폄을 담당하는 힘줄을 말한다. 테니스엘보는 보통 팔을 펴거나 물건을 들 때 통증이 발생한다. 골프엘보는 팔꿈치를 접거나 손목을 비트는 동작,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통증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심한 경우 테니스엘보나 골프엘보 구분없이 칫솔질도 힘들다고 호소하는 환자도 왕왕 있다.
이 질환들 역시 별명으로 인해 흔히들 오해하는 것이 있다. 평소 자신이 운동을 즐기지 않았기에 팔꿈치 손상을 의심하기보단 단순히 무리해서 나타나는 근육통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특히 육아 중인 가정주부나 택배 같은 물류업 종사자, 요리사 등 팔꿈치 사용이 잦은 사람도 이 질환들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테니스엘보나 골프엘보 모두 갑자기 큰 외상으로 인해 부상을 입어 생기는 경우보다 일상 속에서 자잘한 충격이나 과도한 사용 탓에 생기는 미세 손상이 중첩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더 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팔꿈치에서 찌릿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면 해당 질환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주부나 직장인 등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팔꿈치 통증의 문제점은 힘줄이 손상되는 데 있다. 팔꿈치가 뻐근한 정도에서 시작하여 심하면 세수나 식사 같이 기본적인 동작을 할 때도 통증이나 찌릿함에 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 밤에 잠을 설칠 정도의 야간통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특히 손목이나 손끝까지 이어지는 방사통이 나타나며 힘이 빠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의 불편함이 생길 수 있어, 손목에도 통증이나 저림이 발생한다면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아가길 권한다.
테니스엘보나 골프엘보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힘줄에 과부하가 가해지면서 발생한다. 이때 발생하는 미세 파열이 누적되면서 힘줄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못하면서 통증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제대로 된 치료가 없다면 만성 통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조기에 내원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일이 중요하다. 초기에 병원을 방문해 비수술적 치료를 꾸준히 받는다면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다.
치료 방법은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다. 상과염이 발생하는 부위는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적 회복이 쉽지 않다. 이때는 재생 능력을 끌어올려 주는 치료가 미세 손상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염증만 완화하는 스테로이드 주사치료가 있고,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는 인대 증식치료인 프롤로(prolo), PDRN 재생주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가 있다. 주사치료는 손상부위에 혈류를 국소적으로 공급하고, 인대재생물질을 투입해서, 손상부위를 재생하는 치료이다. 체외충격파(ESWT) 치료는 혈류를 국소적으로 원활하게 해서, 염증물질을 없애고, 우리 혈류 내에 있는 자가재생물질이 더 가도록 하는 치료방법이다. 이처럼 위 치료들 모두 세포의 재활성화와 재생을 이끌어내는 재생유도 치료이다.
물론 치료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휴식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발생한 미세 손상이 누적되어 통증이 발생했는데, 쉬어서 치료하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의학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치료를 시작하면서 통증이 잦아든다면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적정 강도의 운동을 통해 팔꿈치의 유연성과 근력을 확보하여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이 과정에서 또 욕심을 내다간 그간의 치료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으니 천천히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조급함을 버리는 것이다. 어느 정도 통증이 사라지면 다시 팔꿈치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운동을 하려는 욕심 때문에 완전히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는 이들을 종종 보게 된다. 조급한 마음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니 치료의 효과가 단기적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꾸준하게 치료해야 힘줄의 상태가 개선될 수 있다. 통증이 사라지더라도 힘줄의 상태가 개선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늘도 생활 속에서 자꾸 시큰거리고 짜릿한 팔꿈치 통증으로부터 해방되는데 이 글이 도움되었길 소망한다.
통증의 원인은 염증 반응이지만, 염증이 생기는 이유는 천차만별입니다. 다양한 원인 질환과 치료 방법을 통해 우리가 일상 속에서 겪는 통증들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풀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