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9-15
혈액-면역계 약물
입원 중에 ‘항응고제’를 쓰면 피를 자주 뽑는다. 환자는 힘들지만, 항응고제 성분과 혈액 응고 검사의 원리를 알면 왜 그런지 조금 이해할 수 있다.
항응고제항응고제는 피를 묽게 만드는 약이다. 출혈 시간을 연장하고 핏덩이 형성을 막아 혈전-색전증 치료에 널리 쓴다. 빠른 효과를 위해 정맥 또는 피하로 주사한다. 안정된 이후에는 먹는 약으로 바꾼다.
대표적인 주사제는 ‘헤파린(heparin)’이다. 헤파린은 안티-트롬빈 III에 결합하여 트롬빈 생성을 억제한다. 헤파린을 정맥으로 주사하면 몇 분 안에 활성화된 응고인자들이 손실되어 핏덩이 형성과 성장이 느려진다. 주요 부작용은 출혈이지만, 반감기가 1.5시간으로 짧고 오한, 발열, 두드러기 등의 증상도 생길 수 있다. 가장 유명한 먹는 항응고제는 ‘와파린(warfarin, Cumadin??)’이다. 응고 과정이 완성되려면 비타민 K가 꼭 필요하다. 와파린은 비타민 K와 관련된 효소를 억제, 응고인자의 활성을 떨어뜨리면서 항응고 효과를 나타낸다.
혈액 응고 검사‘혈액 응고 검사(blood coagulation test)’는 출혈 이상에 대한 검사이다. 혈소판과 응고인자 중 어느 것에 문제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출혈 시간(bleeding time; BT), 프로트롬빈 시간(prothrombin time; PT), 활성화 부분 트롬보플라스틴 시간(activated partial thromboplastin time; aPTT)을 확인한다.
출혈 시간(BT)은 주로 혈소판 수의 감소나 혈소판 기능 이상이 있을 때 늘어난다. ‘프로트롬빈 시간(PT)’과 ‘활성화 부분 트롬보플라스틴 시간(aPTT)’은 특정 응고인자 결핍이 있으면 늘어난다. 헤파린(주사) 치료 환자는 aPTT, 와파린(먹는 약) 치료 환자는 PT로 각각의 혈중 약물 농도가 적절한지, 피가 너무 묽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심혈관계 질환으로 항응고제 사용이 필요한 환자가 있다. 입원 중이라면 처음에는 헤파린(주사, aPTT)을 쓴다. 치료 성과가 좋아서 퇴원이 다가오면 서서히 와파린(먹는 약, PT)으로 바꾼다. 와파린은 헤파린과 달리 즉시 효과를 나타내지 않아 두 약을 함께 사용하다가 헤파린은 끊고 와파린만 사용한다. 환자가 퇴원하면 주로 와파린(먹는 약, PT)을 처방하고 외래 진료를 본다.
이런 약들은 좋은 효과가 있지만, 그만큼 위험하기도 하다. 가장 큰 걱정은 ‘출혈’ 가능성이다. 이런 이유로 환자는 힘들지만, 어쩔 수 없이 피를 자주 뽑는다. 너무 피가 묽어지지 않았는지~ 하는 걱정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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