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인생을 바꾼다
‘잠버릇’ 보면 ‘수면건강’ 알 수 있다
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
특정한 수면장애가 존재하면 특이한 수면자세나 잠버릇 보여
잠을 자는 모습의 경우, 서서 자는 동물에서부터 눈을 뜨고 자는 동물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인간은 누워서 자는데 등이 굽은 체로 자게되는 되면 효율적인 수면을 취하기 어렵다. 의자에 앉아서 자는 경우가 이에 해당될 것이다. 누워서 자는 인간의 수면 자세나 습관 역시 사람마다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수면자세가 있게 마련인데 이는 어려서부터의 습관에서 유래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특정한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수면자세나 수면습관이 변하기도 한다. 배가 아픈 사람은 가슴과 배를 펴고 자지 못하는 것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특정한 수면장애가 존재하면 특이한 잠버릇을 보이게 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아토피성 피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약간의 땀만 나도 갑갑하고 가렵기 때문에 이불을 다 걷어차고 자며 습기가 높고 더운 곳에서는 자면서 심하게 긁고 자주 깨기도 한다. 흔히 체질이 비슷한 가족력에 기인하는 탓으로 부모로부터 아이에 이르기 까지 집에서의 수면복장은 팬티만 걸치는 경우가 많다. 천식의 경우에도 일중리듬의 영향으로 자다가 기침발작이 흔하며 호흡을 할 때 쌕- 하는 기관지음을 낸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만성 불면증환자들에서 보여지는 행동적인 특성을 보면 유사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부족했던 잠을 보충하고 피곤함을 면하려고 오래 누워있는 경우가 흔하며 또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기상하는 시간도 매우 불규칙하다. 자려고 시도하면서 시계를 자주보고 시간을 확인하는 행동도 흔하다. 오래동안 잠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게 되면 오히려 긴장되고 시계를 자주 확인하면 각성되어 수면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아 결과적으로 더욱 잠을 이루지 못한다.
자는 동안에 팔다리를 움직이는 행동이 반복되는 주기성 사지운동증의 경우, 옆에서 자세히 살펴보면 주기적으로 흔히 종아리와 발목부분을 움직인다. 잠자리에 들었을 때 종아리 안쪽의 근육에서 묘한 느낌이 생겨 잠을 이루기 힘든하지초조증(안정감이 없는 다리 증후군)의 경우, 이 이상한 느낌을 없애기 위해 다리를 포개놓거나 베개를 다리 밑에 끼우거나 다리나 발을 자주 움직인다.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갑갑증이 생기고 움직이면 다소 시원한 느낌을 갖게된다. 이때 통증을 동반하는 예는 매우 드물지만 환자에 따라서는 이러한 다리의 불편감을 아프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수면 중에 사지의 움직임에 수반되어 부분적으로 각성되거나 깨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사지의 움직임을 주관적으로 알지 못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습관적인 심한 코골이와 함께 숨이 막혀 꺽꺽 대다가 푸우 하고 숨을 내쉬는 호흡양상을 반복한다. 밤새 물에 빠진 사람처럼 호흡의 장애를 일으키므로 아침에는 멍하고 회복감을 느끼지 못한다. 자면서 많이 움직이고 때로는 몸부림치며, 자고 난 자리의 시트는 매우 지저분하게 구겨져 있게된다. 또한 입이 많이 마르고 소변을 자주 보게되고 심한 경우에는 침대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수면 중에 수면무호흡과 유사한 호흡양상을 보이는 수면장애는 생각보다 매우 많다. 연하곤란증의 경우 침을 삼키는 기능이 약화되어 자다가 침이 고여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며 숨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 야간 공황발작이나 후두경련의 경우에도 호흡곤란을 일으키면서 깨기도 한다. 자주 이러한 현상을 겪는 사람들은 두려워서 잠을 자지 못한다.
지연성 수면주기 증후군의 경우, 남들과 같은 시간대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벽 2-3시 혹은 4시나 되서 잠이 오기 때문에 잠들기가 힘들고 또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며 특히 오전 중에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고 몹시 졸립고 오후가 되면서 서서히 맑아지기 시작한다. 학교나 직장에서 지각을 잘하는 사람으로 소문나고 오전에 보는 시험은 망친다. 저녁부터 자정이 넘을 때까지 가장 활발히 뇌가 기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업이나 업무를 이때 처리하게된다.
밤에 자다가 보여지는 이상행동증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야뇨증, 이갈이, 악몽, 야경증, 몽유병 등이 흔히 알려져 있는 질환들인데 대개는 아동기 때 나타나는 일과성 장애이고 치료하지 않아도 대부분 좋아진다. 잠재적으로 위험한 것은 몽유병 정도이다. 물론 성인기까지 지속적인 양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치료를 해야 한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면서 매우 위험할 수도 있고 또 심심치 않게 보여지는 질환으로서 렘수면(REM) 행동장애가 있다. 이것은 꿈의 내용이 그대로 행동으로 나타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자신은 싸우거나 쫒기는 꿈을 꾸었다는 것 이외에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에도 자다가 소리를 지르거나 발길질을 해대서 주위 사람들을 당황하게 한다. 자다가 보여지는 이상한 행동장애는 어느 경우이든 수면중 보여지는 경련성 질환과 반드시 감별을 해야 한다. 환자나 보호자의 설명만으로는 진단이 쉽지 않다. 따라서 자세한 병력조사와 수면다원검사가 필수적임은 말할 것도 없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