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부 각성수술명의] 장기준 연세스탠다 정형외과의원 대표원장

수술 중 손 움직이며 정확도 높여
고령자·만성질환자도 부담 적어
"다른 부위로도 확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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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준 대표원장이 ‘수부 각성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환자는 헤드셋으로 음악을 들으며, 사진 기자의 요청에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손은 인체에서 가장 섬세한 부위 중 하나다. 신경이 촘촘히 분포해 작은 손상에도 통증과 기능 저하가 쉽게 나타난다. 문제는 수술 때 대부분 전신마취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전신마취는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 부담이 크고, 이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수술을 포기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세스탠다 정형외과의원 장기준 대표원장은 전신마취 없이 손 수술을 시행하는 '수부 각성 수술'을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정립해 임상에 적용해 왔다. 누적 수술 건수는 4000례 이상이다. 그는 "전신마취 부담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환자의 치료 선택지는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수술 중 움직이며 정확히 치료… 만족도 높아

수부 각성 수술은 전신마취나 수면마취 없이, 국소마취와 지혈제 투여만으로 손·손목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손가락 골절, 인대 봉합처럼 비교적 작은 수술도 전신마취가 기본이었다. 이로 인해 입원과 회복에 대한 부담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았다. 각성 수술은 수술 부위에 국소마취제를 주입하고, 혈관을 따라 정밀하게 지혈제를 투여해 출혈을 최소화한다. 전신마취에 필요한 인공호흡기나 근이완제, 지혈대도 쓰지 않아 압박 통증이나 합병증 위험이 줄어든다. 전신마취 후 나타나는 부작용도 거의 없다. 환자는 수술 내내 깨어 있지만 통증은 느끼지 않는다.

수부 각성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수술 중 환자가 직접 손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인대 봉합이나 힘줄 수술에서는 장력 조절이 결과를 좌우한다. 지나치게 팽팽하면 손가락이 잘 굽혀지지 않고, 느슨하면 기능 회복이 떨어진다. 전신마취 상태에서는 이를 의사의 경험에 따라 추정할 수밖에 없다. 반면 각성 수술에서는 의사의 요청에 따라 환자가 직접 손가락을 움직여 보고, 그 반응을 확인하며 인대와 힘줄의 긴장도를 즉석에서 조절할 수 있다. 장기준 원장은 "환자의 능동적인 움직임은 의사에게 가장 정확한 정보"라며 "특히 인대 봉합 수술에서는 결과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고난도 수술… 높은 집중력과 숙련도 필요

수부 각성 수술의 단점을 묻는 말에 장기준 원장은 "환자 입장에서의 단점은 거의 없다"고 답했다. 대신 의사에게는 훨씬 높은 집중력과 숙련도가 요구된다. 환자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수술이 진행되는 만큼, 국소마취제와 지혈제를 정확한 위치에 주입해야 하고 출혈과 통증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작은 오차만 있어도 환자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 수술 과정이 더 까다로워진다. 손은 인체에서 신경 밀도가 가장 높은 부위 중 하나로, 미세한 손상만으로도 감각 저하나 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장기준 원장이 수부 수술에서 '섬세함'을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보다 더 얇은 봉합사 실을 사용하고, 최소 절개와 촘촘한 봉합을 원칙으로 삼는다. 최근에는 주사 통증을 줄이기 위해 로봇 마취 장비도 도입했다. 마취제를 매우 미세한 속도로 주입해 통증을 거의 느끼지 않게 하는 장비다. 수술 중 환자들은 헤드셋으로 음악을 들으며 심리적 긴장과 불안을 낮춘다.


"최소 침습·최소 마취·최소 위험이 의료의 방향"

현재 각성 수술은 손·손목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족부·무릎 등 다른 관절로도 확장 가능성이 크다. 마취 기술과 약제가 발전할수록 적용 범위는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장기준 원장은 "환자에게 덜 위험한 수술이 표준이 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환자들이 손을 다시 편하게 쓰게 되는 순간이 이 일을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장기준 원장의 이러한 수술 철학과 임상 경험은 학문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수부학회 등 왕성한 학회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대한정형외과학회에서도 수부 각성 수술의 임상 결과와 연구 성과를 수차례 발표했다. 현재도 관련 논문 작업을 지속하며, 각성 수술의 표준화와 치료 성적 향상을 위한 연구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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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준 원장이 일상에서 실천하기 쉬운 손가락 관리법을 설명하고 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명의가 알려주는 '손가락 관절' 오래 쓰는 법]

① 샤워 마지막 2분, 따뜻한 물

관절 관리의 기본은 찜질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샤워 마지막 단계에서 조금 더 따뜻한 물로 2분간 마사지하면 된다. 매일 할 수 있는가장 쉬운 방법이다. 손은 심장에서 먼 말초 부위라 혈액순환이 특히 중요한데, 따뜻한 자극은 모세혈관을 확장해 염증 회복을 돕는다.

② 10분 쓰고 손 털기


장시간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스마트폰을 쥐고 있으면 손이 뻐근해진다. 이럴 때는 손을 짧게 사용하고 자주 쉬는 방식이 관절에 훨씬 낫다. 한 시간 연속 사용 후 30분 쉬는 것보다, 10분 사용 후 30초 쉬는 방식이 손 관절 부담을 줄인다.

③ 아플 땐 빠르게 치료

손가락은 다른 관절보다 강직이 빠르게 오는 부위다. 다치거나 통증이 생기면 고정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손에서는 오히려 독이 된다. 수술 후에도 통증 범위 내에서 가능한 한 빨리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