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질환

“너 성병이지?” 입술 보고 단정해버린 친구, 손절했다… 무슨 사연?

임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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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에 생긴 단순포진(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증)을 보고 ‘성병’으로 몰아간 친구와 손절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입술에 생긴 단순포진(물집)을 보고 ‘성병’으로 몰아간 친구와 손절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A씨는 ‘헤르페스 때문에 친구와 싸웠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친구가 삼삼데이(3월 3일 삼겹살데이)니까 삼겹살 먹자고 불러냈다”며 “몸이 안 좋아 안 나간다고 했는데 기어코 불러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근데 친구가 내 입술을 보고 ‘이거 성병 아니냐’면서 다른 친구들한테까지 내가 성병에 걸린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갔다”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성병이 아니라 스트레스받고 피곤하고 생리하고 면역력 저하돼서 생긴 것이다”라고 차분히 설명했지만, 친구는 계속 “성병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는 검색을 통해 “헤르페스는 1형, 2형이 있다”며 “1형은 몸이 힘들면 나타나고, 2형은 생식기 주변으로 나는 건데 이게 성병이고 1형은 성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친구는 “1형과 2형은 부위가 다를 뿐 성병이다”라며 “성병인데 왜 나왔냐, 같이 음식 못 먹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당한 A씨가 “몸이 안 좋다고 했는데도 불러낸 건 너 아니냐”고 반박하자, 친구는 “그러면 나오지 말았어야지”라며 되레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결국 A씨는 친구와 대판 싸웠다며 “친구들도 나한테 ‘쟤 원래 저런다’며 기분 풀라고 했지만 위로가 안 된다”며 “아니라는 거 확인시켜 줬는데도 저런다”고 덧붙였다.

A씨는 입술 물집에 대해 “병원에서도 1형이라고 했다”며 “야간 일 하면서 다이어트한다고 무리 좀 했더니 생리 시작과 동시에 헤르페스가 발병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애초에 식기 다 따로 달라고 했다”며 “혹시나 해서 고기 집게도 하나 더 달라고 했고, 반찬은 내 앞접시에 먹을 만큼만 따로 덜어놨다”고 말했다. 이어 “종이컵, 나무젓가락 사용했고 물도 편의점에서 사서 전염될 가능성은 제로로 만들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 입술 포진을 유발한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증은 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HSV)에 감염돼 피부에 홍반 등을 일으키는 흔한 바이러스 질환이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유전적, 생물학적 유형에 따라 8종으로 나뉘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은 단순 헤르페스 1형과 2형이다. 이 두 가지는 단순포진 바이러스라고도 불린다.

헤르페스 1형은 주로 입 주변, 입술, 구강 내 점막 등에 단순 포진이 생기는 것으로, 피곤할 때 나타난다. 어릴 때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와의 접촉을 통해 대부분 감염된다. 피부 점막 접촉이나 키스 등을 통해서도 전파되지만, 단순히 수건을 같이 쓰거나 식기를 같이 쓰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 평소 잠복 상태로 존재해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몸의 면역 기능이 떨어져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면 재발한다. 반면, 성병으로 불리는 헤르페스 2형은 성기 부위에 물집이 생기는 것으로, 대부분 성관계에 의해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처음 감염되면 발열, 근육통, 피로감이 동반된다.

A씨처럼 입술에 단순포진이 생겼을 땐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상처를 잘 관리하면 6~10일 안에 자연 치유되며,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 통증이 심하다면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할 수 있다. 보통 아시클로버나 티로트리신을 이용한다. 아시클로버는 4~5시간 간격으로 바르는 게 좋다. 티로트리신은 하루에 2~3회 바르면 된다. 티로트리신은 항생 작용을 가져서 피부가 곪았을 때 주로 사용한다. 스테로이드제는 오히려 염증을 악화할 수 있어서 바르면 안 된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신경절에 잠복하기 때문에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다. 따라서 평소 면역력과 스트레스를 관리해 재발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직 포진이 생기지 않았지만, 입술 부위가 가렵다면 아시클로버를 미리 바르는 것도 방법이다. 물집이 생기기 전 아시클로버를 바르면 바이러스의 활성화를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유부 등은 바르면 안 돼서 전문가와 상의 후 사용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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