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혈액 검사 한 번으로, 6대 암 동시 조기진단 가능해져
이슬비 기자
입력 2023/03/28 17:30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최연호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현구 교수, 주식회사 엑소퍼트 공동연구팀은 세포마다 다르게 분비하는 엑소좀과 라만신호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조기에 암을 진단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암은 초기 단계에 발견해야 더 나은 치료 기회가 주어지지만, 암종별로 검사법이 서로 달라 검사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한계가 있었다. 또 특정 암종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종양세포가 분비하는 물질을 체외에서 검출하는 액체생검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암종마다 별도의 방법으로 엑소좀을 검출할 필요 없이, 종합적인 엑소좀 패턴 변화를 나노기술과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 한 번의 테스트로 6종 암에 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 결과, 폐암, 췌장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간암을 97%의 정확도(ROC 커브의 AUC 기준)로 감지할 수 있었다. 90%의 민감도와 94%의 특이도를 달성했다. 암 존재뿐만 아니라 평균 90% 이상의 정확도로 암종의 종류(Tissue of origin)까지 식별해낼 수 있었다. 특히, II기 이하의 초기 기수에서도 88%의 암 진단 민감도를 나타냈으며 76%의 환자에서 암종 정보를 정확히 판별해냈다.
김현구 교수는 "이 연구는 소량의 혈액에서 분리한 엑소좀이라는 물질을 분석해, 다양한 암종과 초기 암을 높은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다"며 "고비용의 방사선 영상 진단 방법과 비교해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고, 초기 암 진단을 통한 최적의 치료로 환자의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고 실제 진단검사 영역에서 기술을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도록 본격적인 개발과 인허가 절차에 착수하고 있다. 기술개발과 함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주식회사 엑소퍼트는 올해 말 폐암 진단용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에 대한 식약처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이번 다중암 동시조기진단에 대한 기술도 상용화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기술을 개발한 엑소퍼트 신현구 박사는 "암종마다 추가적인 검출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종류의 암으로 진단 표적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엑소좀 분리용 시약부터 라만신호 검출용 의료장비까지 핵심기술에 대한 의료기기 신고를 완료하였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로 실제 진단검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24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