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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검사로 ‘불안’을 진단하는 시대가 왔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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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으로 불안 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혈액 검사가 최근 개발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객관적으로 불안 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혈액 검사가 최근 개발됐다.

불안 장애는 증상이 명확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불안으로 교감신경이 극도로 흥분돼 두통, 심장 박동 증가, 호흡수 증가, 위장관계 이상 등이 나타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그러나 객관적인 검사가 부족해 주관적인 진술을 중심으로 진단돼왔다. 이 때문에 진료 없이 증상이 나타났을 땐 심근경색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했고, 불안 장애 환자로 진단 받아도 정확한 중증도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미국 인디애나대 정신건강의학과 알렉산더 니쿨레스쿠(Alexander Niculescu) 교수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안 장애를 식별하는 혈액 검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총 4단계 접근법으로 불안 장애를 확인할 수 있는 혈액 바이오마커를 찾아냈다. 바이오마커란 단백질이나 DNA, RNA, 대사 물질 등으로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말한다.

연구팀은 먼저 불안 상태가 낮을 때와 높을 때 혈액 속 유전자 발현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불안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 58명을 대상으로 혈액 검사를 반복해서 진행했다(1단계). 실험참가자는 3~6개월마다 혈액검사를 진행했다. 이후 첫 번째 실험에서 뽑아낸 후보 바이어마커를 가장 불안 장애와 연관성이 큰 순으로 목록을 정리했다(2단계). 목록 순서대로 바이오마커가 불안 장애와 연관되는지 확인한 뒤(3단계), 마지막으로 실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다른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3단계에서 검증한 테스트를 진행했다(4단계). 바이오 마커로 불안 장애 여부와 불안 장애 중증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효과가 좋은 바이오 마커는 GAD1, NTRK3, ADRA2A, FZD10, GRK4, SLC6A4 순이었다.


연구팀은 불안 장애를 앓는 환자가 복용하는 약물까지 바이오 마커로 분석했다. 흔히 처방하는 약물 성분인 밸프로에이트, 오메가-3 지방산, 플루옥세틴, 리튬, 세르트랄린, 벤조디아제핀, 케타민 등에 어떤 바이오마커가 표적이 되는지 식별했다. 특정 바이오 마커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 해당 바이오 마커 표적률이 높은 약물을 처방하면 불안 치료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니쿨레스쿠 교수는 "응급실에선 불안 장애로 인한 공황 발작인데, 심근 경색 증상으로 오인되기도 한다"며 "이 혈액 검사로 더 빠르게 불안 장애를 식별해 일찍 치료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혈액 바이오마커를 식별해 불안 장애를 앓는 환자들이 더 효과적이고 중독성 없는 약물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혈액 검사는 현재 니콜레스쿠 교수가 운영하는 정밀의학 연구 기업 'MindX Sciences'에서 실제 임상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분자정신의학지(Molecular Psychiatr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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