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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관상동맥질환 스텐트 시술, 효과 높이는 ‘영상 기법’
이슬비 기자
입력 2023/03/07 17:11
스텐트 시술은 막힌 혈관에 그물망처럼 벌어지는 특수 스프링을 넣어 혈관을 넓혀주는 시술로,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다만 복잡한 관상동맥 병변 환자에게는 스텐트 시술도 쉽지 않다. 병변 특징에 맞는 고난도, 고위험 스텐트 시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때 보통 혈관 조영술을 이용한다. 혈관조영술은 전문의가 몸속으로 2mm 이하 가는 플라스틱 카테터를 혈관으로 삽입하고, 조영제라는 약제를 주사해 얻어지는 영상으로 혈관을 관찰하는 검사다. 혈관조영술 말고도 혈관 내 초음파(IVUS), 광간섭단층영상(OCT) 등 혈관 내 영상 장비를 이용해 병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나, 그간 혈관 내 영상장비를 사용한 스텐트 시술이 시술 후 예후를 개선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중재시술팀(권현철, 최승혁, 한주용, 송영빈, 양정훈, 이주명, 박택규, 최기홍 교수)은 지난 5일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회의(ACC 23/WCC)에서 혈관 영상기법을 통한 스텐트 시술(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이 관상동맥 병변이 생긴 환자에게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번 연구는 국내 20개 기관에서 참여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으로 진행됐다. 2018년 5월부터 2021년 5월 사이 복합적인 관상동맥 병변에 대한 스텐트 시술을 위해 내원한 환자 1639명을 대상으로 혈관 내 영상장비를 사용한 스텐트 시술과 사용하지 않은 스텐트 시술의 예후를 비교했다. 연구팀은 혈관 내 영상장비(IVUS, OCT)를 사용한 그룹 1092명과 조영술만으로 시술을 시행한 그룹 547명으로 나누었다.
시술 후 약 2년 정도 지나자 환자 9.2%에서 심장사, 심근경색, 반복적인 스텐트 시술 등 표적 혈관 실패 사례가 발생했다. 혈관 내 영상장비를 사용한 시술 그룹은 7.7%, 조영술만으로 시술을 시행한 그룹은 12.3%로, 혈관 내 영상장비를 사용한 시술 그룹에서 표적 혈관 실패 발생 위험도가 36% 더 낮았다. 심장사, 심근경색, 반복적인 스텐트 시술은 조영술만 했을 땐 각 3.8%, 5.6%, 5.5% 발생했지만, 혈관 내 영상장비를 사용한 시술 그룹에선 각 1.7%, 3.7%, 3.4%로 더 적게 발생했다. 특히 심장사 위험도는 혈관 내 영상장비를 사용한 시술 그룹이 53%나 더 낮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복잡한 관상동맥 병변을 가진 환자에게서는 스텐트 시술 시, 혈관 내 영상 장비를 사용한 스텐트 시술이 환자의 예후를 개선한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한 것"이라며 "치료가 어렵고 복잡한 심장질환을 앓는 환자들 또한 희망을 잃지 않도록 지속해 연구를 이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2023년 미국 심장학회(ACC/WCC 2023) 'Late-Breaking Clinical Trials' 세션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미국 뉴잉글랜드 의학저널 NEJM(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