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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양치 패스… 입속에선 '이 난리'
이슬비 기자
입력 2023/01/01 12:00
대부분 술은 당분 함량이 높아, 충치 원인균이 좋아하는 먹이다. 술자리에선 보통 술만 마시진 않는다. 곁들여 먹은 안주도 세균 활동을 촉진한다. 침이 잘만 분비돼도 세균 활동을 어느 정도 저해할 수 있는데, 술은 침 생성마저 억제한다. 침은 입안을 세정하고 세균 활동을 저해하는 약알칼리성으로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대로 잠을 자고 일어나면 하룻밤 사이에 충치가 진행될 수 있다.
게다가 알코올은 혈압을 올려 잇몸 출혈과 염증을 유발한다. 과음한 다음 날 잇몸이 퉁퉁 붓거나 피가 나는 이유다. 임플란트 환자는 술을 자주 마시면 잇몸뼈가 녹을 수 있다. 심하면 제거해야 할 수도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술은 치아 착색까지 유발한다. 알코올은 단단한 치아 표면층인 에나멜을 손상시키고 세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와인의 탄닌과 맥주의 폴리페놀 성분도 착색을 촉진하는 대표적인 성분이다. 와인이나 맥주를 마실 때는 치아 표면에 오래 닿지 않도록 하고, 물로 자주 입안을 헹구는 것이 좋다. 치아가 착색되면 양치질만으로 제거가 어렵다. 치과에서 전문 치료를 해야 없어진다.
경희대 치과병원 치주과 신승일 교수는 "평균적으로 알코올 섭취량이 많은 사람은 연령, 직업, 성별 등과 관계없이 잇몸 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과도한 음주는 면역체계에 해로운 영향을 주며 특히 악골 대사이상으로 치아 손실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현재 치과 치료를 앞두고 있거나 치료 중이라면 되도록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술을 마시고 구토했다면 바로 양치하기보단 물로 입안을 충분히 헹구는 게 먼저다. 입 안에 남은 위산이 치아를 부식시키고 잇몸 재생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