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충치 제거 후 없던 시림·통증… 치아에 무슨 일?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독자 궁금증 취재
충치 제거 후 충전물 ‘레진’이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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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치 치료 후 수일 내 이시림·통증이 생기는 것을 '술후 과민증'이라고 한다./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비싼 돈 주고 충치 치료를 했는데, 원래 없던 치아 통증과 시림이 생겼어요"

본지에 ‘독자 궁금증 취재’ 의뢰가 왔다. 독자는 스케일링을 하다 충치를 발견하고는 인레이(충치를 제거하고 제거한 부분을 레진·금·세라믹 등으로 채우는 것) 치료를 했는데, 치료 후에도 통증이 계속 돼 결국은 인레이를 제거하고 신경 치료와 크라운 치료(치아 전체를 금·세라믹 등 보철물로 덮는 치료)를 했다. 충치만 있었을 뿐, 아무 증상이 없던 치아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충전물 ‘레진’ 수축 때문일 수도
충치 치료 후 수일 내 이시림·통증이 생기는 것을 '술후 과민증'이라고 한다. 충치 치료를 한 사람의 10~20%에서 발생을 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주요 증상은 치아에 온도 변화가 있거나 음식을 씹을 때 시림·통증이 발생하는 것.

술후 과민증이 생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충치를 제거하는 공간에는 흰 찰흙같이 생긴 레진을 채우거나, 금·세라믹 보철물을 접착하는데, 이 레진이 문제다. 금·세라믹 보철물을 접착할 때도 레진이 ‘시멘트’ 역할로 쓰인다. 레진은 충치 부위에 바른 후 빛으로 중합해 딱딱하게 굳히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레진 중합 과정에서 수축이 발생해, 충치를 제거한 곳에 빈 공간이 생길 수 있는 것. 경희대 치과병원 보존과 김현정 교수는 "레진이 수축하면서 원래 치아와의 사이가 미세하게 뜨게 되고, 씹을 때마다 들썩거리면서 아프거나 시린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통증이 특정 포인트에만 발생한다면 레진을 제거하고 다시 접착해야 한다. 그러나 레진의 수축 방향은 예측할 수 없어 교정 후에도 시림이나 통증이 계속 될 수 있다.

두번째 이유는 기존에 치아 우식이 깊었던 경우다. 충치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신경 가까운 곳까지 치아 삭제를 많이 해야 하고, 치아 상아질의 상아세관이 노출돼 치아가 예민해질 수 있다. 김현정 교수는 "이런 위험 때문에 일부 병원에서는 치아 우식이 깊은 경우에 미리 신경 치료를 권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러나 처음엔 치아가 민감해도 이후에 증상이 없어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지레 신경 치료를 하기보다는 기다려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치아 우식이 깊어 발생한 술후 과민증은 주기적으로 엑스레이를 찍으면서 신경이 살아있는지 등에 대해 경과 관찰을 한다.

충치를 가만히 내버려뒀으면 통증이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김현정 교수는 "치아 우식으로 원래 치아가 안 좋았는데 증상이 없었던 것 뿐"이라며 "곧 충치가 신경까지 침범해 아팠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치는 시간이 지나면 진행을 하기 마련이다. 김현정 교수는 “술후 과민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충치 치료를 할 때 과도한 치아 삭제는 피해야 한다”고 했다.

치아 우식이 깊어 신경이 있는 치수까지 세균이 들어가 치수염이 생길 수도 있다. 치수염의 경우 일부는 회복되면서 통증이 없어지기도 하지만(가역성 치수염) 통증이 없어지지 않을 때(비가역성 치수염)도 있다. 비가역성 치수염은 자극 없이도 심한 치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때는 신경 치료를 해야 한다.

◇충치 치료 작게 해야
어렵게 충치 치료를 결심했는데 없던 통증이 생겼다면 환자로서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치료를 또 해야 해서 치과 의료 분쟁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김현정 교수는 “충치 치료 후 통증 발생 가능성에 대해 미리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을 해야 한다”며 “애초에 신경 치료를 하면 통증 발생 가능성은 없겠지만, 신경 등 자연치아는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치아 신경의 ‘역할’은 생각보다 크다. 온도 자극을 느끼는 것 뿐만 아니라 고유 수용 감각이 있어 저작 기능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다. 김현정 교수는 "치아가 여러 개이기 때문에 치아 한 개에 신경 치료를 한다고 해서 큰 문제 생기겠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신경 치료를 하면 해당 치아 수명이 짧아진다"며 "치아는 최대한 살리고 보존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술후 과민증은 보통 수주가 지나면 증상이 소실된다. 그러나 증상 호전이 없는 경우, 자극이 없는 데도 통증이 발생하는 등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치수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경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충치 치료 수년 후에 아프다면
충치 치료 초기에는 아프지 않다가 충치 치료 수년 후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충치가 새롭게 발생하지도 않았는데도 통증이 생겼다면 보철물 밑으로 금(crack)이 발생한 크랙증후군일 수 있다. 치아의 금은 눈으로도, 엑스레이로도 보이지 않는다. 크랙증후군은 진단도 어렵고 치료도 까다롭다. 크랙으로 인해 씹을 때마다 아프면 치아 전체를 보철물로 감싸는 크라운 치료를 해야 한다. 원래 치아 크랙이 있었는데 몰랐다가 충치 치료 후 치아 교합면이 바뀌면서 없던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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