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으로 갱년기 치료? 근거 부족한 얘기"[헬스조선 명의]

강수연 기자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여성 갱년기 치료 명의'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



 

갱년기 증상은 폐경 여성 10명 중 한명이 겪고 있을 만큼 흔하게 나타난다. 실제 대한폐경학회에서 우리나라 폐경 여성 797명을 조사했더니, 89%가 폐경에 따른 몸의 이상을 경험했다. 안면홍조·발한 증상이 61%로 가장 흔했고, 심계항진(불규칙하거나 빠른 심장 박동이 느껴지는 증상)을 겪는 비율도 47%에 달했다. 그러나 갱년기 증상이 심해지더라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치료하지 않아 상태가 악화하는 경우도 있다. 갱년기의 증상과 함께 치료법 등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에게 자세하게 들어봤다.

▲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갱년기의 정의는?
갱년기는 질병 또는 노화에 의해 난소기능 감소, 여성호르몬 저하가 일어나 폐경과 관련된 신체적 및 심리적 변화를 겪는 시기를 말한다. 폐경 전기와 후기를 모두 포함하는 시기다.

▲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가 갱년기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대표적인 증상은?
갱년기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불규칙한 생리다. 동반증상으로 ▲안면홍조 ▲발한 ▲피로감 ▲우울 ▲불면증 ▲가슴이 두근거리는 심계항진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갱년기 증상이 장기화할 땐 비뇨생식기 위축에 의한 질 건조증, 빈뇨, 절박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콜라겐 소실이 진행됨에 따라 피부탄력감소, 근골격계의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폐경의 만성 후유증으론 골다공증, 심혈관계질환, 알츠하이머병이 있다. 체형도 달라진다. 살이 찌는 형태도 달라져 폐경 이후엔 복부비만 등의 남성형 비만으로 체형이 변화한다.

-갱년기 증상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쿠퍼만 갱년기 지수 진단법’으로 갱년기 증상의 정도를 알아볼 수 있다. 인터넷 검색으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검사로, 11가지 갱년기 증상의 상태를 점수 매겨 증상의 정도를 알 수 있는 검사다. 이를 통해 검사를 진행해보고 높은 점수가 나온 경우엔 전문가 상담 또는 병원 방문을 권하고 있다. 특히 갱년기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삶의 질을 떨어진 경우엔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안면홍조나 발한, 심계항진 증상이 나타나 업무 진행에 어려움을 겪거나, 수면장애나 수면부족 등의 문제까지 발생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갱년기 증상의 주된 원인은?
난소의 노화로 인한 난소기능 저하, 여성호르몬 감소가 주된 원인이다. 대표적인 갱년기 증상 중 하나로 체온 조절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도 여성호르몬 감소와 관련이 있다.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혈중 여성호르몬 농도 수치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아 시상하부의 온도조절중추 기능에 장애가 오면서 발생한다.

-갱년기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할 위험 요인은?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내당능장애 등 대사증후군 요인을 가지고 있거나, 다혈질 또는 스트레스에 민감한 성격, 불안, 우울증 등으로 스트레스에 취약한 경우엔 갱년기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유전적 요인이 관여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에서 유전적 요인이 갱년기의 혈관운동 증상과 관련이 있을 수 있으며 다양한 유전자에 의해 증상이 영향을 받는다는 결과가 발표된 적도 있다.

-남성에게도 갱년기가 찾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여성 갱년기와의 차이점은?
여성은 45~55세(평균 50세)가 되면 갱년기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월경이 중단되고 나면 여성 호르몬이 더 이상 난소에서 생성되지 않는다. 남성은 30대 후반부터 서서히 남성 호르몬이 저하되면서 피로, 우울감, 근력 감소, 성 기능의 저하가 발생한다.

▲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빈 둥지 증후군, 우울증 등 갱년기에 더 악화하거나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은?
여성호르몬은 심장보호, 골밀도 유지 등의 기능을 한다. 따라서 폐경 이후 고혈압, 심장질환 발병위험률이 높아진다. 또한, 여성호르몬은 단지 생식기능만 하는 게 아니라 인지기능, 감정, 기억력 등에도 일부 영향을 준다. 이에 폐경 이후 알츠하이머가 발생하거나 우울증, 불면증 등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평소 우울감이 많은 분 중 폐경 이후 우울증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꽤 있다.

-조기 폐경의 경우도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나?
경험한다. 주로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신경과민 등 갱년기증후군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더불어 월경주기가 점차 길어지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월경이 안 나오는 것이 전형적인 조기폐경의 주요 증상이다. 조기폐경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지만 무리한 다이어트와 스트레스가 주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갑상선 질환, 염색체 이상, 자가면역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갱년기가 지나면 갱년기 증상도 자연스레 호전되나?
안면홍조와 같은 대부분의 초기폐경증상(혈관운동증상)은 1~2년 정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경 상태에 어느 정도 적응하게 되면서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25%에서는 60세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피로나 불안감 등의 다른 갱년기 증상은 운동 등 생활 습관 형성을 통해 자연스레 호전될 수 있다.

-갱년기 증상 치료로는 어떤 치료가 진행되나?
가장 효과가 좋은 일차적인 치료는 여성호르몬 치료다. 보통 2~4주 정도 여성 호르몬제를 복용하거나 피부에 바르게 될 때 증상이 호전된다.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없거나 원치 않는 경우에는 항우울제, 가바펜틴을 처방하기도 한다. 비호르몬요법은 호르몬요법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고 관련 연구가 적어 효과나 안전성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경우는?
유방암 혹은 여성호르몬에 의존적인 자궁내막암이라든지 호르몬에 영향을 받는 암을 겪고 있거나 과거력이 있는 경우엔 호르몬 치료를 권하고 있진 않다. 혈전증 치료를 받았거나 위험이 있는 경우도 혈전증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치료를 진행하지 않는다.

-호르몬치료가 암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나?
호르몬치료가 유방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큰데, 여성호르몬은 암 발생 원인 물질이 아니다. 종양이 있는 상태에서 호르몬 치료를 하게 되면 종양이 커질 순 있다. 즉, 암 촉진 원인이 될 순 있지만 암 발생의 원인이 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식습관 개선으로도 치료가 가능한가?
콩은 이소플라본이라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식품으로 열성 홍조와 같은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두부 혹은 된장, 청국장은 소화 및 흡수력을 향상시켜 준다. 이외에도 포화지방, 알콜, 설탕이 많은 음식을 피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순 있다. 하지만 식습관 개선만으론 갱년기 증상 치료는 어렵다.

-갱년기 치료에 건강기능식품 섭취가 도움이 되나?
건강기능식품에 많이 사용되는 게 이소플라본이다. 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 불리는데, 갱년기 치료와 관련해 효과와 안전성이 현재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과다섭취는 자제하는 게 좋겠다. 이외에도 일반인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승마(升麻), 천연물의약품으로 ▲본초 ▲당귀 ▲달맞이꽃 종자유 ▲석류 ▲인삼 ▲감초 ▲마 ▲문주란 ▲백수오 ▲백하수오가 있지만 아직 임상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 등 근거가 부족해 갱년기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갱년기 증상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적정체중유지, 금연, 중등도 이상의 운동, 스트레스 관리, 대사증후군 조기발견 및 치료, 긍정적 마음으로 대처하는 생활 습관 등이 갱년기 증상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을 준다. 밀폐된 공간에 있을 때 실내온도가 너무 높다면 안면홍조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선선하게 느껴질 정도로 실내온도를 내리고 얇은 옷을 걸쳐 입는 게 좋다. 지나치게 매운 음식 섭취도 피하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갱년기 증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폐경과 갱년기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인생의 한 과정이다. 특히나 여성은 남성과 달리 폐경과 더불어 노화가 동시에 진행해 생물학적으로 더 취약하다. 혼자서 고민하기보단 본인의 신체, 정신적 변화를 가족과 친구 등 이웃과 대화를 나눠 공감과 지지를 얻고 그래도 힘든 경우에는 폐경 전문가와 상담하고, 진료를 받아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폐경 이후의 노년기의 삶을 일구어 나가길 바란다.

유은희 교수는
이화여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이대와 경희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한비뇨부인과학회 회장과 대한산부인과내시경학회 편집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위원회 학술위원 ▲대한폐경학회 법제위원장 ▲대한자궁내막증학회 재정위원장 ▲대한노인여성의학회 감사 등을 맡고 있다. 국제갱년기학회, 북미폐경학회 등의 회원으로, 20여 건의 논문 학술지를 저술하며 국외활동과 학술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대한비뇨부인과학회 학술대회 최우수 논문상, 대한산부인과학회 일반부인과학 최우수논문상, 대한폐경학회 우수논문상 등 10건의 상을 수상했다.
유은희 교수는 폐경에 관심 있고 공감할 수 있는 폐경 전문가에게 찾아가 상담 또는 진료받기를 권한다고 전했다. 유은희 교수 역시 갱년기 여성에 공감하는 의사다. 앞으로도 갱년기 환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진료를 이어갈 따뜻한 의사로 남고자 한다.

▲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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