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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해서, 불안해서 '털'을 뽑는 사람들이 있다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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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뽑는 행위를 줄이거나 멈추려는 반복적인 시도가 있었다면 발모벽을 의심해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멀쩡한 털을 자꾸 뽑는 사람들이 있다.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눈썹, 수염, 심지어는 음모까지 뽑는다. 만약 습관적으로 털을 뽑는 행위가 일상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심하다면 ‘발모벽’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발모벽은 일종의 충동조절장애다. 털을 뽑기 전에 긴장감을 느끼며 뽑고 나면 기쁨, 만족감, 안도감을 느끼는 게 특징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과거 우울, 불안 등을 느낄 때 털을 뽑았고 이 행위가 고착화돼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학술지 ‘행동 치료 및 실험 정신의학(Behavior Therapy and Experimental Psychiatry)’에 실린 연구를 보면 좌절했을 때, 마음이 조급할 때, 지루할 때 털을 뽑는 사람들도 있다. 머리카락을 뜯는 게 가장 흔하며 그 다음으로 눈썹, 속눈썹, 턱수염 순이다. 드물게 다리털이나 음모 등을 뜯기도 한다. 발모 시 통증을 호소하지는 않는다.

발모벽은 방치하면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탈모가 대표적이다. 힘주어 뽑아낸 모발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란다. 그러나 모낭의 재생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모공 하나에서 평생 나는 머리카락은 25~35개로 알려져 있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다가 다시 나지 않는 ‘발모벽에 의한 견인성 탈모’를 앓을 수 있다. 피부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털을 뽑으려고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대는 행위는 병원균을 공급하는 꼴이다.


발모벽은 아동기 및 사춘기 직후에 시작되는 경우가 잦다. 스트레스 대응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발모벽 환자들은 증상을 숨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위 사람들이 빨리 알아차리는 게 중요하다. 자녀의 머리카락이 끊어져 있거나, 탈모 부위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듬성듬성하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발모벽 치료는 인지행동요법을 통해 머리카락을 뽑는 게 나쁜 버릇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평소에 손가락에 반창고를 붙여서 머리카락을 뽑기 어렵게 만들거나, 자신의 나쁜 습관을 인지할 수 있도록 행동을 기록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를 적용하기도 한다. 강박장애에 투여하는 클로미프라민(clomipramine)과 선택적 세로토닌계 항우울제가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성인이라면 스스로 진단해볼 수 있다. 미국정신의학회에 따르면 ▲털 뽑는 행위를 줄이거나 멈추려는 반복적인 시도가 있었다 ▲털 뽑기로 사회적 직업적 다른 중요 기능 영역에서 손실이 있다 ▲털 뽑기가 피부과 질환과 같은 의학적 원인이 있는 게 아니다 ▲털 뽑기가 외모 결함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시도가 아니라면 발모벽을 의심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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