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끝없는 코로나 팬데믹 우울감 해결책 6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2/28 20:00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중증화율이 낮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했으나 여전히 코로나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는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으나 일상회복을 위한 준비는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와 함께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 해소법을 알아보자.
확진자 비난·자책 금물
코로나 유행 초기에는 확진자 수가 지금보다는 적었기 때문에 소수의 확진자들에 대해서 일종의 낙인효과가 발생했었다. 확진됐거나 격리된 사람들을 멀리하려는 일종의 차별적인 행태가 존재했다. 하지만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이후엔 감염경로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나와 가족, 동료, 친구들이 확진되거나 격리된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이 확진자일때도 자책해서는 안 된다. 주변에 확진자가 있다면, 무탈하게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게 중요하다.
예측·통제 가능한 것만 집중하기
인간인 과도한 불안감이 생기면 정보를 마구잡이로 수집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문제 대응을 위해 정보를 얻는 일은 중요하나, 출처가 불분명한 온갖 정보까지 취득하다 보면 오히려 불안감이 증폭할 수 있다. 과도한 불안감은 내려놓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고 예측 가능한 부분에 집중해보자.
객관적인 정보들을 바탕으로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을 깨끗이 씻고,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만 잘 유지하자. 그렇게만 해도 몸과 정신의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다.
몸은 멀어져도 마음은 가깝게
우리가 할 것은 물리적 거리두기이지 정서적 거리두기가 아니다. 물리적 거리두기는 밀접·밀집·밀폐 장소를 피하는 것이고, 정서적 거리두기는 사람들과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는 것으로 전혀 다른 거리두기 방식이다.
사람을 만나는 행위 자체를 교류의 가장 큰 수단으로 여기는 한국인의 특징 때문에 물리적 거리두기와 정서적 거리두기가 같이 진행된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거리두기 이후 고립감, 외로움, 우울감 등을 느끼는 이들이 많은데, 물리적 거리두기와 정서적 거리두기를 구분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물리적 거리두기를 하더라도 따로 사는 가족과 친구, 지인들과의 정서적 거리는 좁혀가야 한다. 그동안 연락에 소홀했더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나 메신저, SNS를 통해 자주 연락해 안부를 묻고 소소한 대화를 나눠보자. 감정이 통하고, 위로가 되며,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속에 따뜻함과 안정감이 차오를 것이다.
'홈트'라도 하며 몸 움직여야
실내든 실외든 물리적으로 활동해야 우울감이나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운동은 우울한 생각에서 벗어나 딴생각을 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특정 생각을 안 하려고 하면 그 생각만 떠오른다. 딴생각을 해야 하는데 생각을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 생각을 전환하는 데에도 노력이 필요하고 에너지가 들기 때문이다.
이럴 때 몸을 움직여줘야 한다. 집에서라도 운동을 이어갈 수 있는 여러 가지 홈 트레이닝을 해야 하고, 마스크를 잘 쓰고 산책하거나 가볍게 뛰어도 좋다.
우울감 때문에 몸을 움직이기가 어렵다면, 집안에서부터 몸을 조금씩 움직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우울감이 해소돼야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니라 우울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몸부터 움직여야 한다. 체력이 많이 떨어져 운동을 시작할 때 긴장되고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는 복식호흡부터 해보자. 숨을 천천히 5초 동안 들이켰다가 다시 5초 동안 내쉰다. 복식호흡을 여러 차례 반복하다 보면 긴장이 완화되고 자신감도 생길 것이다.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나 혼자만 애쓰고 있지 않다. 보건의료 종사자들은 환자를 치료하고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교직원들은 어린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경제적 타격이 극심한 자영업자들은 누구보다 힘들게 이 시기를 견디고 있다.
지금의 위기를 잘 넘기려면 기본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물리적 거리두기를 잘 유지해야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주어진 일들에 집중하며 건강한 생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합심해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은 언젠가 다시 찾아올 팬데믹에서 정신적인 백신이 될 것이다.
심한 스트레스·우울증 의심될 땐 전문가 찾아야
코로나 블루와 우울증은 엄연히 다르다. 코로나 블루는 우리가 코로나 상황에서 겪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의미한다. 주요 우울 장애는 이 스트레스가 지속하다 병적인 상태로 진입한 것을 뜻한다. 즉, 코로나 블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서 제시한 여러 방법으로 상당수 해결할 수 있으나, 여러 시도에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병적인 측면에서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사람도 있겠으나, 이는 열이 나면 병원에 가는 것처럼 매우 당연한 일이다. 상담이 필요할 때는 부담 갖지 말고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와 함께 개선 방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