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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 80% 소화기질환 호소… 후유증 연구 시급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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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 10명 중 8명이 완치 후 소화기질환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코로나19 환자 10명 중 8명이 치료 후 소화기 질환을 비롯한 여러 질환으로 인해 병원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관련 조사·연구를 통해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소화기·호흡기질환 최다… 피로·우울감 호소

8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 환자 총 13만5120명 중 80.7%에 달하는 10만9013명이 ‘소화계통의 질환’으로 외래 진료를 받았다. 이는 코로나19 관련 최종 진료일 이후 9월 29일까지 진료 기록을 종합·추출한 것으로, 소화계통 질환 외에 ‘근골격계통 및 결합조직의 질환’과 ‘호흡계통의 질환’ 진료 환자 또한 각각 8만398명·5만3920명에 달했다. 이 기간 외래 진료 건수는 129만2003건이었으며, 입원 진료 또한 3만4609건이 청구됐다. 환자 한 명이 여러 질환으로 외래 진료를 받았고, 그 중 소화계통, 근골격계통, 호흡계통 질환을 가장 많이 겪었다고 볼 수 있다.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후유증(완치 후 4개월 기준) 설문 조사에서도 응답자 965명 중 91.1%가 ▲피로감(26.2%) ▲집중력 저하(24.6%) ▲불안·우울감(20%) ▲탈모(15.9%) 등 1개 이상의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질환이 아니더라도 거의 모든 환자가 크고 작은 후유증을 경험한 셈이다.

◇중증 환자 후유증 심해… 치료에 오랜 시간 소요될 수도

코로나19 후유증은 지난해 발생 초기부터 끊임없이 제기돼온 문제다. 후유증으로 밝혀진 질환만 해도 소화기·호흡기질환, 후각 상실부터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장애 등 매우 다양하다. 이미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는 여러 연구와 사례조사를 통해 상당수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를 마치고 일정 기간이 흐른 뒤에도 체중 감소와 불면증, 우울증, 근육통, 관절통, 소화불량 등 다양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입원치료를 받은 중증 환자나 폐렴 환자, 고령자일수록 후유증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대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중증 환자의 경우 (코로나19)바이러스가 혈액을 통해 호흡기뿐 아니라 간, 심장 등으로 퍼지기 때문에, 염증이 회복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며 “심한 염증과 장기간 입원치료로 인해 체력·칼로리 소모가 심하다보니, 신체가 전반적으로 쇠약해지고 피로감 또한 강하게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코로나19를 감기와 같은 계절성 질환으로 받아들이는 것 역시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교수는 “감기는 코로나19와 달리 후유증이 없지 않는가”라며 “후유증을 생각해서라도 코로나19를 감기 정도로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내 코로나19 후유증 연구 부족… “완치자·의료진 위한 논의 절실”

문제는 이처럼 국내에서도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지만 관련 연구나 대처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남인순 의원은 “일부 확진 환자를 대상으로 후유증을 심층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 확진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유증 추적 조사가 필요하다”며 “건보공단과 연계한 확진 환자 진료 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구상 중인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에도 코로나19 확진자와 완치자, 의료진 등을 위한 대책들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방역 완화에만 초점을 맞춰 위드코로나로 전환할 경우, 일상으로 돌아간 후에도 이들이 겪은 스트레스와 정신적 피로가 오랜 기간 회복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우주 교수는 “일상회복 방안에 비해 코로나19를 겪었거나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이들의 후속조치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 2년 가까이 힘든 시간을 보낸 환자와 환자 가족,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을 위한 회복 방안도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6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나온 코로나19 완치자 사후관리 관련 질문에 대해 “설문조사, 건강보험 데이터 등과 연계해 후유증 조사를 진행 중이며, 사후관리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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