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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면 까먹는 당신에게 가장 좋은 암기법은?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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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호주 원주민의 기억법이 단기 기억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무리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무작정 외우는 방법은 한계가 있다. 최근 호주 원주민의 기억법이 단기 기억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호주 모나시대학 농촌 보건 학교 다비드 레저(David Reser) 교수팀은 76명의 의대생을 대상으로 좋은 암기법이라고 잘 알려진 ‘장소 기억법’(Memory palace)과 호주 원주민 기억법의 효율성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기억법을 알려주기 전 20개의 나비 이름을 주고 10분 동안 기억하도록 했다. 결과를 기록한 뒤, 참가자를 3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장소 기억법, 한 그룹은 호주 원주민 기억법을 훈련받게 하고, 한 그룹은 어떤 기억법 관련 훈련을 제공하지 않은 채로 30분 동안 다시 외우게 했다.

장소 기억법은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된 기억법으로 우리가 친숙한 공간에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저장했다가 꺼내 쓰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딸기, 당근, 수박, 참외, 멜론’을 외워야 한다면 친숙한 장소인 집을 떠올린 뒤 딸기는 거실 소파, 당근은 거실 TV, 수박은 부엌 식탁, 참외는 부엌 싱크대, 멜론은 화장실 변기 등을 두는 것이다. 이후 머릿속으로 집을 한 바퀴 돌면서 기억한다. 친숙한 장소는 굳이 집이 아니어도 된다. 연구팀은 장소 기억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 뒤 나비 이름을 자신만의 공간에 두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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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실험 참가자들이 암기한 나비 종의 목록, B는 호주 원주민 암기법을 사용한 참가자들이 이용한 호주 빅토리아주 처칠에 있는 암석정원, C는 B정원의 위치와 움직인 순서를 나타낸 도식./사진=PLOS One 캡처

호주 원주민 기억법은 5만년 이상 이어져 온 기술로, 공간을 연계해서 기억한다는 점이 장소 기억법과 비슷하지만 익숙한 공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원주민 기억법은 정원 등을 산책하며 보이는 풍경에 기억해야 하는 내용을 연계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호주 원주민 교육자와 실험 참가자들이 발바닥 모양 정원을 돌아다니며 나비 이름을 바위, 식물, 콘크리트 바닥 등과 연결되는 이야기를 만들도록 했다. 이후 참가자들이 나비 이름을 마음속에서 기억하면서 정원을 걷도록 했다.

그 결과, 호주 원주민 기억법을 사용한 학생들이 더 잘 기억했다. 그냥 외운 그룹은 이전 결과보다 1.5배, 장소 기억법을 익힌 그룹은 2배, 호주 원주민 기억법을 익힌 그룹은 3배 더 기억력이 향상됐다.

레저 교수는 “호주 원주민 기억법은 기억력 향상뿐 아니라, 암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겁게 외우도록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정상적인 학교 교육이 돌아온다면 이런 기억법을 실제 커리큘럼에 사용해 볼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PLOS O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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