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강경훈 기자의 아빠육아 作作弓] 아이와 함께 요리를 하세요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12)요리의 마법, 상상 이상의 교육효과

'아빠육아 作作弓'은 지금은 48개월 된 아들과 13개월 된 딸을 키워오면서 틈날 때마다 적었던 일기를 바탕으로 한 글로 채워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이가 3살이 넘으면서 언제부턴가 부엌이 아이의 놀이터가 됐습니다. 냄비, 뒤집개, 거품기 등을 꺼내 놓기 일쑤고 음식 먹는 것과 재료 준비부터 차근차근 음식이 완성돼 가는 과정에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퇴근 후 집에 돌아 왔을 때 집이 난장판이 된 적도 한 두 번이 아니고요.

그럴때마다 아내에게 “집에서 하루 종일 뭐했냐?”라는 타박 대신 아이에게 ‘같은 색깔끼리 모아보자’ ‘아빠 얼굴이 보이는 그릇(유리)만 모아보자’ ‘꺼내놓은 그릇 중 어느게 가장 무거울까?’ 등등으로 수나 무게 같은 추상적인 개념들을 익히게 했습니다.

자기도 직접 음식을 만들겠다, 엄마를 도와드리겠다고 떼쓰는 횟수가 점차 늘면서 아이와 본격적으로 요리를 한 번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랑 요리할까?” 물었더니 “오케이~~” 녀석이 무척 신났더군요. 그동안 위험하다고 두세발 떨어져 보기만 했는데 직접 한니 얼마나 설레었을까요. 아이는 좋아하는데 아내 얼굴은 별로 밝지 않습니다. 얼마나 주방을 전쟁터로 만들려나 하는 괜한 걱정이죠.


정교한 움직임이 어렵고 주의력이 떨어지는 3~4살 아이를 데리고 요리를 할 때에는 반드시 안전을 챙겨야 합니다. 아이에게 쥐어준 칼은 제과점에서 케이크 살 때 주는 칼입니다. 도마는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것이고요. 아이와 요리를 할 때 몇가지는 꼭 지킵니다. 요리 과정 대부분을 어른이 하더라도 아이가 맡은 일을 하는 동안에는 주인공으로 대우해 줍니다. 시범으로 감자를 깍둑썰기한 다음에 ‘아빠처럼 잘라봐’라고 하면 당연히 칼질을 잘 못해 아이는 실망을 합니다. 그럴 때 ‘이건 우리집 작은 네모 블록 닮았네, 이건 두개 합치면 눈사람같아’ 등으로 아이가 만든 결과물이 아빠가 시범보인 것과 다르더라도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알려줍니다.

또 큰 식당에 가서 요리사 모자를 쓴 쉐프들이 인상깊었던지 언젠가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고모가 만들어준 커다란 양말주머니를 뒤집어 쓰고 “요리사 모자에요”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요리할 때 만큼은 아이 이름 대신 ‘요리사님’으로 칭합니다. 재료손질을 시킬 때도 “요리사님, 이건 요리사님이 해주세요. 아빠는 못하겠어요.”라고 말하면 아빠를 도와주었다고 생각해 굉장히 뿌듯해 하더군요.

요리 도중에 아이의 느낌을 끊임 없이 표현하게 했습니다. 깍둑썰기 해 놓은 재료를 일렬로 길게 늘어 놓고서는 “세상에서 제일 빠른 KTX”라며 장난을 치더군요. 또 토마토 껍질 벗길 때 어떤 것 같냐고 물었더니 “토마토가 더운가봐요, 옷을 벗었어요”라고 말하고. 채소를 볶으면 수분이 나오는데 보라고 하니 “어? 채소들이 쉬야를 했나? 아니면 뜨거운 데 있었더니 땀이 났나?” 같은 생각지도 못한 표현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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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야채스프에 넣을 재료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출처=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Tip. 요리의 교육효과
채소를 직접 써는 것만으로도 녀석은 무언가 아빠와 함께 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표정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함께 요리를 하는 것은 아이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외에도 요리는 여러 모로 아이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먼저 재료를 한 손으로 잡고 한 손으로 칼질을 하면서 소근육을 발달할 수 있습니다. 또 다치지 않고 알맞은 크기대로 잘라야 하므로 집중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맛이나 촉감을 물어보면 아이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키우게 됩니다. ‘많다’ ‘적다’ ‘크다’ ‘작다’의 기초적인 수학 개념을 비롯해 1, 2, 3, 4, 5…숫자를 익힐 수도 있고요. 먹고 싶은 것을 해서 먹기 위해서는 그만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음식에 대한 애착이 생겨 편식을 없애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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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훈 기자
강경훈 기자의 ‘아빠 육아 ‘作作弓’
-대학교 들어가 사고 쳤으면 미스에이 수지뻘 되는 자식이 있겠지만 늦장가로 여태 똥기저귀 갈고 앉았습니다. 학부에서는 심리학, 대학원에서는 뇌과학을 전공하면서 책으로 배운 교육, 육아법을 늦게나마 몸소 검증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아이보다 행복한 아이, 행복을 퍼뜨리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인데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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