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말자! 시니어 5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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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상 광화문자생한방병원 병원장​/사진=광화문자생한방병원 제공

최근 시니어의 발레 도전기를 다룬 tvn 드라마 ‘나빌레라’가 깊은 울림을 주며 종영했다.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주인공 ‘덕출’이 끝내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는 장면으로 끝이 났다. 근력도 부족하고 뼈도 약해진 고령의 시니어가 한계를 극복하고 도전을 좇는 모습은 시니어들에게 감동과 도전의식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실제 덕출 역을 맡은 배우 박인환에게도 발레 연기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극중 나이보다 7살 많은 그의 나이를 생각해보면 공감이 간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발레 기본 동작인 포앵트(까치발 자세) 자세를 유지할 때마다 평소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해 다리에 쥐가 나 끙끙 앓았다고 한다.

발레는 얼핏 정적인 운동으로 보이지만,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온몸의 근육을 골고루 사용해야하며, 상당한 유연성도 필요한 운동이다. 꾸준히 발레 동작을 시행하면 근력도 키울수 있고, 유연성도 늘릴 수 있으니 근육량도 줄고 관절이 뻣뻣해지는 시니어들에게 가장 필요한 운동인 셈이다.그래서일까. 연기를 위해 발레를 꾸준히 한 77세의 배우 박인환은 극 중에서 신체 균형을 잘 유지해가며 동작을 잘 소화해 나간다. 하체 근력이 약해지면서 균형감각이 떨어지는 시니어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모범사례다.

하체 근력이 약한 시니어들은 낙상사고를 당하기 쉽다. 실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65~69세 시니어의 낙상률은 12.2%지만 85세 이상은 22%까지 증가한다. 더군다나 골밀도가 낮은 시니어들은 가벼운 낙상에도 쉽게 골절 등 부상을 입기 쉽다. 낙상사고 예방을 위해 시니어들이 하체 근력 운동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발레에 대한 심리 장벽이 높은 시니어들에게 덕출처럼 무작정 발레를 권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필자는 발레 동작을 응용한 홈트레이닝(홈트)을 제안하고 싶다. 발레에서 한쪽 또는 양쪽 무릎을 구부리는 ‘플리에’ 동작은 하체 근육 단련에 효과적이다. 양쪽 다리를 충분히 벌리고 발끝을 바깥쪽으로 벌린 후 무릎을 굽히고 허벅지 안쪽과 엉덩이를 조여주면서 천천히 일어난다. 이 동작은 하체 근육을 강화시킨다. 또한 ‘크게 찬다’라는 뜻의 ‘그랑바뜨망’ 자세도 균형 감각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벽을 짚고 한발로 중심을 잡은 상태에서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다른 발을 허벅지의 힘으로 살짝 들어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한다. 이어 옆과 뒤로 각각 5번씩 발을 바꿔가며 반복하면 허벅지 근육은 물론 신체 균형 감각 향상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쓰지 않던 근육을 쓰다 보면 경련이 나거나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하지만 하체 단련을 위해 홈트를 하고 난 뒤 근육이 아닌 무릎에 통증이나 붓기 등이 생기면 관절에 염증이 생긴 퇴행성 무릎 관절염의 증상일 수 있다. 따라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으면서 운동할 것을 권한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약침, 침 등이 병행된 한방통합치료로 무릎 관절염을 치료한다. 무릎 주변 의 어긋난 근육과 뼈를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위치를 바로잡는다. 이어 염증제거 및 조직 회복에 도움이 되는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을 정제한 약침을 경혈에 놓아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치료하고 기혈 순환에 좋은 침치료를 통해 붓기를 가라앉힌다. 만성인 경우라면 무릎의 회복을 돕는 한약처방도 고려해볼 수 있다.

시니어들에게 덕출의 ‘건강관리’와 ‘도전정신’을 소개하고 싶다. 먼저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살 아가는 방식을 실천하자. 그리고 덕출처럼 진심을 담아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해보자. 발레 공연을  끝으로 꿈을 이룬 덕출은 이제 퇴장했다. 이제 당신 차례다. 운동하고 도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