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코로나보다 무서운 비만 ⑦]단순 비만? 5명 중 1명은 ‘폭식장애’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치료 우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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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환자 5명 중 1명은 폭식장애를 갖고 있으며, 폭식장애 환자의 3분의 2는 비만이다. / 클립아트코리아

비만은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이지만 '정신' 문제도 함께 봐야 한다. 단순 비만인지, 폭식장애 같은 정신 문제인지 감별이 중요한 것이다.

2020년 대한비만학회에서 발간한 비만진료지침에 따르면 비만 환자는 치료 전에 폭식장애를 감별해야 한다. 학계에 따르면 비만 환자 5명 중 1명은 폭식장애를 갖고 있으며, 폭식장애 환자의 3분의 2는 비만이다.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는 "폭식장애 환자의 경우 치료가 단순 비만 환자와 다르다"며 "핵심 병리가 정신에 있기 때문에 정신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만 여성 5분의 1 폭식장애
비만한 사람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폭식장애를 동반할까? 2018년 김율리 교수팀이 BMI 25 이상의 비만 여성 117명과 정상 여성 346명을 대상으로 폭식장애 검사를 했다. 그 결과, 비만 여성에서는 18.8%(22명)가 폭식장애로 나타났고, 정상 그룹에서는 8.4%(29명)가 폭식장애로 나타났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모든 비만 환자를 단순 비만으로 진단하지 말고, 폭식장애 감별이 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폭식장애가 있는 사람은 단순히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 등 특정 상황에서 식탐이 강하고, 충동적으로 폭식을 한 뒤 자책·자괴감을 느낀다. 김율리 교수는 “모든 것을 다 체중 탓으로 돌리는 등 체중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한다”고 말했다. 폭식장애 환자는 체중 탓을 하며 ‘살을 빼기 전까지는 집을 안 나간다’ ‘아무도 안 만난다’ 등 정상적인 사회 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폭식 후 체중 증가를 방지하기 위해 부적절한 보상 행동을 하는데, 예를 들면 ▲구토 ▲설사제·이뇨제·관장제 등 약물 오용 ▲굶기 ▲과도한 운동 등이 이에 해당된다. 폭식장애 환자는 요요가 심해 어릴 때부터 다이어트를 지속해 온 사람이 많다.

◇폭식장애 환자 ‘음식 중독’ 동반 많아
폭식장애 환자 중에는 음식 중독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음식 중독은 음식을 먹는 목적이 영양 공급이나 포만감이 아니라 ‘쾌락’에 있다. 보통 사람은 배가 고프면 지방세포에서 렙틴 등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고, 이 물질이 뇌 시상하부의 식욕 중추를 자극해 음식을 먹게 하며 배가 부르면 멈추게 만든다. 하지만 '음식 중독'에 걸린 사람은 이 같은 정상적인 뇌 회로 시스템이 무너져 있다. 음식 중독에 걸린 사람은 음식 섭취에 대한 통제력 상실, 내성(점점 많이 먹게 되는 것), 금단 증상(음식을 먹지 않으면 불안, 초조해지는 것)이 나타난다.

◇정신건강의학과 치료 우선
폭식장애 환자의 치료는 단순 비만 환자와 다르다. 단순비만 환자는 식이요법·운동을 기본으로 하며 식욕억제제 같은 비만 약물을 복용하거나, 고도비만인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김율리 교수는 “폭식장애 환자에게 식욕억제제를 쓰면 반동작용으로 요요가 심해지거나 우울증이 심해질 수 있다”며 “비만을 유발하는 핵심 병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춰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만이 폭식장애에서 비롯됐다면 원인이 ‘정신’에 있으므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부터 해야 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의 핵심은 인지행동 치료다. 폭식장애 환자에게 중독적인 부분을 교정하고 영양 균형을 찾게 하기 위한 치료다. 폭식을 하면 환자에게 어떤 몸의 변화가 나타나는지 알게 하고, 규칙적이며 정량으로 식사를 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폭식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허기 등의 상황으로 가지 않게 행동 교정을 유도하고, 스트레스 상황 등에서 음식을 대체할 수 있는 것들도 알려준다. 김율리 교수는 “폭식장애 환자에게 자주 나타나는 자기 비하를 멈추게 하고, 폭식장애를 극복하는 행동 동기를 강화시키는 심리치료를 한다”고 말했다.

약물도 쓴다. 김율리 교수는 “’바이반스’라고 미국 FDA에서 폭식장애에 쓰는 약물이 처음으로 승인을 받았지만, 국내에 도입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폭식장애 환자의 식욕 억제 목적은 아니지만, 충동성·음식강박 등을 억제하기 위한 항우울제 같은 정신과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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