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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냄새만 맡아도 취한다'는 말, 사실일까?
류지현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21/04/07 07:00
술이 약한 사람은 '술 냄새만 맡아도 취한다'는 말이 있다. 사실일까? 그렇다. 이를 증명한 연구 결과가 있다.
영국 에지힐대학 연구팀은 술 냄새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40명의 실험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술을 뿌린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고, 다른 그룹은 감귤류 용액을 뿌린 마스크를 쓰게 했다. 이후 참가자들에게 컴퓨터 화면을 보게 한 뒤 알파벳 'K'가 나타나거나 맥주 사진이 뜨면 버튼을 누르도록 했다. 그 결과, 술이 뿌려진 마스크를 쓴 그룹이 감귤 용액이 뿌려진 마스크를 쓴 그룹보다 반응 시간이 늦고 정확도가 낮았다. 알코올이 냄새만으로도 사람들의 행동조절 능력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연구팀은 술을 마시기 전이나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도 술 냄새만으로 행동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특히 술이 약한 사람들은 정보를 이해하거나 자신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맥주를 거의 마시지 않고 그 냄새만 맡아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인디아나대학 연구팀은 평균 연령 25세인 남성 49명을 대상으로 맥주와 스포츠음료, 물을 각각 15ml씩 제공하고 15분 후 뇌를 검사했다. 그 결과, 맥주를 조금 마시고 냄새를 맡았을 경우 쾌감과 관련된 두뇌 속 화학물질인 도파민 분비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혈액 내 알코올 성분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지만 감정적으로 흥분 상태로 변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알코올중독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