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반
암 가족력 있는데… '유전자 검사'로 미리 알아볼까?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4/02 09:00
최근 혈액검사를 통해 유전형 암의 위험도를 밝힐 수 있는 '유전자 검사'를 받는 사람이 많다. 유전자 검사는 위암, 폐암, 대장암, 간암, 갑상선암, 신장암, 췌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의 유전적 발병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전성 암 가족력이 있는 등 일부 경우에 한해 유전자 검사를 권할뿐, 가족력이 없다면 유전자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유전자 검사에서 암 위험도가 높았든, 낮았든 확실히 암으로 이어지는 알 수 없으므로 해석에 주의를 필요로 한다.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유전자 검사 후 유방암·난소암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나 예방적으로 유방과 난소를 절제해 화제가 됐다. 췌장암 진다을 받고 사망한 스티브 잡스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췌장암 DNA 돌연변이가 원인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중앙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혜련 교수는 "가족 중 어린 나이에 암 진단을 받았거나, 한 사람에게 여러 종류의 암이 생겼거나 특히 가족이 유방암, 난소암, 대장암, 자궁내막암에 걸렸을 때 시행한다"며 "검사 결과의 적절한 해석이 수반되어야만 환자 또는 가족 구성원의 진단이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전자 검사는 암 예방을 위해 시행한다고만 생각할 수 있지만, 암에 걸린 사람도 정확한 유전적 변이를 확인해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하는 데도 활용된다. 최근엔 수백 개의 유전자 변이 여부를 한꺼번에 분석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검사(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를 통해 다중 유전자검사로 암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들을 한꺼번에 조사해 돌연변이 유전자가 확인되면 맞춤형 암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김혜련 교수는 "암 하나에도 여러 가지 유전자가 관련되어 있으므로 동시에 검사해야 효과적"이라며 "유전자 검사 결과를 진단, 치료약제 선택, 예후 예측 등에 이용하는 정밀의료가 가능한 시대"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로 폐암의 경우 EGFR, BRAF 돌연변이, ALK, ROS1 및 RET 융합 유전자 등을 표적으로 하는 표적항암제가 개발되고, 해당 항암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예측하는 중요한 유전체 정보 기반의 정밀의료 바이오마커로 사용되고 있다. 김혜련 교수는 "암의 발생과 진행은 정상 조직과 달리 암조직에만 나타난 특정 유전자 변이(암유전자)에 의하여 나타난다"며 "DNA 분석을 통해 해당 암 환자의 암세포에서 주된 역할을 하는 유전자 변이(드라이버 암유전자)를 찾아내고, 이러한 유전자의 작용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해 매우 효과적인 치료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에는 BRCA 유전자 돌연변이나 HRD 포지티브(positive)를 가진 백금-반응성 재발성 난소암에 대해서 표적항암제인 PARP 억제제(올라파립, 니라파립)의 치료 효과가 증명되면서 난소암의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이은주 교수는 "PARP 억제제는 2-3차 이상 항암제 치료를 받은 후 재발한 백금 반응성 난소암 환자들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유지요법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우리나라에서도 보험급여가 적용되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련 교수는 "유전자 검사를 이용한 정밀의료와 표적치료를 가능하게 한 것은 암 원인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아내고 이를 정확히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의 눈부신 발전 덕분"이라며 "다만 이런 검사 방법의 발전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대량의 유전정보에 대한 전문가의 정확한 유전자 검사 결과의 해석과 분석이 더욱 필요하며, 중요하다"고 말했다